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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ㅎㅎ 그동안은 바빠서 글 못 올리다가 오랜만에 올려봅니다 ^^ 추석에 부모님이 아이들 봐주셔서 남편이랑 둘이 남한산성을 보고 왔어요~ 병자호란 때 삼전도의 굴욕이 있었다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 막연하게 삼전도라는 멀리 떨어진 섬에서 일어난 일인 줄 알았었거든요; 부끄럽지만 강화도 비스무레한 어딘가의 섬인줄로만 알았;;;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군요 ^^;;;;

사실 그냥 부모님이 아이들 봐주시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영화 중 아무거나 찍어서 본거라 정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봤는데요. 묵직하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던 것 같아요. 목숨보다 소중한 지켜야할 무언가가 있는 사람, 살아있어야만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있으므로 자신과 이 나라 모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치욕도 감수할 수 있는 사람. 치열하게 자신이 믿는 바를 향해 굽히지 않고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 정반대 방향이지만 어느 누가 옳고 또 다른 누군가는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숭고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그동안 전혀 엉뚱하게 알고 있었던 삼전도의 위치가 충격적이었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중간에 송파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주겠다는 아이의 말도 '강 이름이 어쩐지 익숙하네?'라고만 생각했지 그 송파가 바로 그 송파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죠. 아하하 ^^;

그러다 마지막에 삼전도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삼전도는 저 멀리 떨어진 섬이 아니었어요?!?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24XXXXX70462

삼전도는 서울특별시 송파구 삼전동에 있...;;;; 헐.. 대박;;; 삼전도라고 해서 막연하게 섬인 줄 알았는데 섬 도(島)가 아니라 건널 도(渡)여서 나루터라는 의미였네요. 찾아보는 김에 삼전도비에 대해서도 찾아봤어요

https://ko.wikipedia.org/wiki/%EC%82%BC%EC%A0%84%EB%8F%84%EB%B9%84

오호.. 삼전도비 주소가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47번지... 쿨럭;; 무언가 역사책에 있던 녀석이 현실로 튀어나온 기분이에요; 음.. 이제 도로명 주소로 바뀌었으니 얘(?)도 지금은 새주소로 바뀌었겠네요 ㅋㅋㅋ 아무래도 치욕의 역사이다 보니 여러번 묻혔다가 꺼냈다가 다시 묻어버렸다가 또 꺼내졌다가.. 삼전도비 자체도 참 여러가지 일을 많이 겪었네요. 마지막에는 누군가가 붉은 페인트로 글씨를 적어놓기도 하는 바람에 저거 복원하느라 팩까지 해본 비석이라네요? ㅋㅋㅋ 진짜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비인 것 같네요 ^^;

아니 근데 어쨌든 삼전도는 섬은 아니라고 해도 나루터라니 그럼 이 근처는 배를 타고 건너야 할 만큼 큰 강이었다는 이야기일까요? 송파강을 찾아보니 진짜 그랬나봐요

https://ko.wikipedia.org/wiki/%EC%86%A1%ED%8C%8C%EA%B0%95

오오 불과 1971년까지만 해도 한강의 본류라고 할만큼 커다란 강이었군요! 그 자리에 남아 있는게 석촌 호수라니! 석촌호수도 상당히 큰데 정말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큰 강이었나봐요. 송파강 찾아보다 신천강도 있었고 잠실섬이라는 명칭에 잠실이 섬이었구나 하는 것도 새로 알았습니다;;; 이미 알고계신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놀라웠어요 ^^;;;

그럼 정말 남한산성은 얼마나 가까운가도 찾아봤어요~

 

https://ko.wikipedia.org/wiki/%EB%82%A8%ED%95%9C%EC%82%B0%EC%84%B1

아.. 하남 근처라면 남한산성은 정말 여기에서 가까운 곳이었군요;; 지리 쪽은 지지리도 못하던 길치라 남한산성도 얼마나 가까운지 감이 잘 안왔었는데 이렇게 찾아보니 좀 알겠네요 ^^;

영화의 원작소설은 김훈 선생님의 남한산성 책이라는데요. 기회가 되면 책으로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

음.. 엉뚱하게도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버렸던 역사적 유적지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꽤나 의미있는 일이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둘이서 서울에 있는 왕릉은 누구의 능일까 생각나는 대로 검색해보면서 돌아왔네요 ㅋㅋㅋ 생각보다 능이 많아요~ 태릉, 정릉, 선릉 등등~ 태릉은 어쩐지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 훈련장이라는 생각만 드는데 알고보면 중종의 왕비인 문정왕후의 능이었더라구요 ㅎ

학생 때 역사나 지리를 너무 무미건조하게 배워서 아주 기본적인 것도 그저 단편적인 단어들로만 알고 있거나 모조리 잊어버렸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이야기를 알고 실제 삼전도비의 위치를 알면서 보니 전혀 다른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뒤늦게 역사 공부의 재미에 눈을 뜨게 되는 걸까요? ㅎㅎ 아무튼 여러 가지 의미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영화였습니다~ 재미 만점의 흥미로운 영화는 아니었지만 한번쯤 볼만한 영화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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