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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사라도령은 서천꽃밭 꽃감관이 되기 위해 하늘나라로 가고, 원강아미는 자현장자네 집에 종으로 팔려가서 남아있었던 부분까지 이야기 했지요? 원강아미를 둘째 아내로 삼으려던 자현장자는 원강아미가 끝내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원강아미를 괴롭히기로 합니다; 에휴.. 남편도 있고 아이까지 있는 사람에게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무슨 데이트 폭력도 아니고, 아이 다 자랄때까지 몇년이나 지났는데도 끝까지 그런다니 참 너무 하네요 ㅠㅠ 암튼 이전 이야기 궁금하시면 지난 번 글 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 뒷부분,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가 고생하는 부분부터 이어가보도록 할게요~
<서천꽃밭 꽃감관 신산만산할락궁이>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를 괴롭히려고 작심한 자현장자가 두 사람에게 엄청나게 많은 읽을 시켜요.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는 낮에는 산에 가서 나무 50짐 해오고 밤에는 새끼 꼬는 것도 50 동이 꼬아놓으라고 시키죠. 원강아미에게는 낮에는 물명주 다선동을 짜고 밤에는 광명주 50동을 짜라고 해요. 그런데 둘 다 하나씩 만든 다음 하늘 보고 절하고 빌고 나니 그 하나가 다 50개씩으로 불어나서 쉽게 일을 처리해버립니다! 우와! 그런 거 있으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만원 벌어와서 하늘보고 절하고 빌고 나면 50만원이 되는 건가요? 대박이네요! ㅋㅋㅋ
암튼 자현장자는 두 사람이 일을 다 해버리자 더 고된 일을 시켜요.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조 한 섬을 주면서 깊은 산에다 밭을 만들고 그 조 한 섬을 다 뿌리고 오라고 하죠. 그래서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산에 가서 열심히 밭을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나요! 그렇죠~ 이 멧돼지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밭을 다 만들어주는 거죠! ㅎㅎㅎ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힘들이지 않고 일을 다 끝내고 와요!
놀란 자현장자가 더 힘든 일을 시키려고 아까 그 조 한 섬을 다시 다 가져오라고 시켜요; 아 진짜 이 사람이! 심었으면 된거지 그걸 또 가지고 오라고 하나요ㅠㅠ 암튼 다시 가지러 간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열심히 찾고 있으니 어느새 개미떼가 나타나 조 한 섬을 다 찾아줬어요! 그걸 가지고 돌아오니 자현장자가 조 한 섬에서 한 알이 모자라다며 다시 가서 가져오라고 해요. 그래서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밖으로 나가니 어느새 개미 한 마리가 조 한 알을 물고 와서 그걸 받아서 자현장자에게 가져다줘요 ㅎ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이러다 진짜 죽을 것 같아서 원강아미에게 자기 아버지가 누구인지 물어봐요. 원강아미는 대답을 안해주고 버티다가 우여곡절 끝에 신산만산할락궁이의 아버지는 사라도령이고 하늘나라 서천꽃밭 꽃감관으로 계신다고 알려줘요. 그리고 증표인 명주실과 얼레빗도 건네줬죠
그 날도 신산만산할락궁이가 고된 일을 하러 산으로 들어갔는데 머리가 허연 노인이 나타나 흰 사슴을 주면서 외양간에 메어놓으라고 해요. 그러면 그 사슴이 고삐를 끊고 달아날텐데 그 때 사슴을 타고 가면 아버지를 찾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네요!
시킨대로 사슴을 메어놓고는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어머니한테 가서 소금이랑 고춧가루를 왕창 섞은 메밀범벅을 만들어달라고 해요. 원강아미가 메밀범벅 세 덩이를 만들어주니 그걸 가지고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그 때 사슴이 고삐를 끊고 달아나요!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자현장자에게 저 사슴을 잡아오겠다고 하고 사슴을 쫓아갑니다!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사슴을 타고 나는 듯이 달려 백리를 갔는데 자현장자가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도망간 것을 알고 백리둥이 개를 풀어서 잡아오라고 해요. 백리둥이 개가 쫓아오니 신산만산할락궁이는 메밀범벅 한 덩이를 던져줍니다. 개가 그걸 덥석 받아먹고는 너무 맵고 짜서 백리 밖에 있는 백리수를 마시러 갔대요!
그 틈에 천리를 간 신산만산할락궁이 잡으려고 자현장자가 이번엔 천리둥이 개를 풀었는데 이번에도 완전 맵고 짠 메밀범벅을 먹고 천리수를 마시러 갑니다 ㅋㅋㅋ 그 사이 만리를 가버린 신산만산할락궁이 잡으러 이번엔 만리둥이 개를 풀었는데 역시나 메밀범벅 먹고 만리수 먹으러 가느라 못 잡아요 ㅋㅋㅋ
음.. 이야기 속에서야 개들이 주인공 잡으러 오는 역할이니 그랬겠지만 주인님 말씀 열심히 듣고 명령 따르던 강아지들은 조금 안된 것 같기도 하네요 ^^;;; 뭐.. 물 벌컥벌컥 마시고 집에 잘 돌아갔겠지요? ㅎㅎ
암튼 이렇게 가까스로 개들을 따돌리고 가다보니 까마귀가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물어보니 배가 고파 그런데요. 그래서 뭘 먹는지 물어보니 땅속 벌레 일곱말, 물속 벌레 일곱 말, 풀속 벌레 일곱말을 먹는데요; 그래서 그걸 다 잡아주고는 서천꽃밭 가는 길을 물어보니 길을 가르쳐주며 그 길 끝에 있는 선녀한테 물어보라고 해요
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구조인데요? ㅎㅎ 아이들이 좋아하던 전래동화 구렁덩덩 신선비 이야기에서도 색시가 길 찾으러 갈때 까마귀랑 멧돼지가 막 뭐랑 뭐랑 구해주면 길 알려준다고 막 시켜먹던데.. 여기 신화 이야기가 모티브였나봐요 ㅎㅎ 암튼 길 따라가니 진짜로 선녀들이 있는데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물어보니 물동이가 깨져서 물을 길 수 없어서 울고 있대요. 그래서 물동이 다 고쳐주고 서천꽃밭 가는 길 물어보니 길을 알려줘요.
길을 가다보니 무릎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고, 또 가다보니 가슴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고, 또 가다보니 목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갔어요. 그랬더니 드디어 서천꽃밭이네요!
드디어 서천꽃밭에 도착해서 아버지인 사라도령을 만나 증표인 명주실과 얼레빗을 건네주고 만났어요! 사라도령이 어머니는 잘 계신지 물어보니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자신이 떠날 때에는 살아계셨다고 해요. 그러자 사라도령이 오는 길에 물을 몇번이나 건넜는지 물어봐요. 세 번 건넜다고 하니 그 물은 어머니 원한 서린 물이라고 해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 원한이 물이 되었다는 거죠 ㅠㅠ
그 이야기를 듣고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어머니 원수를 갚으러 가겠다고 하니 사라도령이 꽃들을 줘요. 뼈 살리는 뼈살이꽃, 살 살리는 살살이꽃, 피 살리는 피살이꽃, 숨 살리는 숨살이꽃, 혼 살리는 혼살이꽃, 이 다섯 가지 환생꽃을 아들에게 주죠. 그리고 보기만 하면 웃는 웃음꽃, 보니만 하면 싸우는 싸움꽃, 보기만 하면 서로 죽이고 죽는 수리멸망악심꽃도 주었어요. 그걸 가지고 신산만산할락궁이는 다시 자현장자네 집으로 갑니다.
신산만산할락궁이를 본 자현장자는 자기를 속이고 도망가서 괘씸하다며 죽이려고 들어요. 그러자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죽기 전에 보여드릴 것이 있다며 식구들을 다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현장자가 식구들을 다 불러보으니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웃음꽃을 꺼내요. 그러나 다들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립니다. 이번에는 싸움꽃을 내놓으니 다들 싸우느라 정신 못 차려요. 이 때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막내딸더러 눈을 가리라고 하고는 수리멸망악심꽃을 내놓아요. 그러자 남은 식구들끼리 모두 달려들어 서로 죽이고 죽게 됩니다;;;
다 죽은 뒤 막내딸에게 돌아가신 어머니 몸은 어디있는지 물어보니 알려줘요. 가서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 혼살이꽃을 이용해 다시 어머니를 살려냅니다. 그래서 다함께 서천꽃밭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 세 식구가 오래 오래 잘 살았다고 해요. 나중에 사라도령은 꽃감관 자리를 아들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물려주고, 자기는 원강아미와 함께 서천의 신선이 되었다고 하네요.
웹툰에서는 서천꽃밭이 서천식물원이 되고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서천식물원장님이 되어 있어서 혼자 빵터졌었다죠 ㅋㅋㅋㅋㅋㅋ
출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역시나 출처는 이 책입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우리 나라 신화들 몇 가지 올려봤는데요. 읽다보면 세계관이나 등장인물, 소품들이 조금씩 겹쳐져서 알면 알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ㅎㅎ
그동안 올린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
신과 함께 -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강림도령 이야기)
[우리나라 신화] 집 지키는 성주신, 집터 지키는 지신 이야기
어느덧 꽤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올렸네요 ㅎㅎ 다음에 또 신과함께 웹툰에 무언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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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화에 보면 죽은 사람을 살리는 환생꽃 이야기가 제법 나와요. 바리데기 공주님도 돌아가신 부모님을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 혼살이꽃으로 살려냈었죠. 이 꽃들 말고도 신기한 효능이 있는 꽃들이 잔뜩 피어있는 곳이 바로 서천꽃밭이라고 해요. 그래서 이 꽃들을 지키려고 서천꽃밭 꽃감관이라는 직책이 있다죠. 여기 꽃감관님 이름이 엄청 길고 재밌어요! 바로 신산만산할락궁이~ ㅋㅋㅋㅋ 이거 이 이야기를 잠자리 책읽기 시간에 읽어줬다가 애들이 이름 듣고 빵터져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잠 다 깨웠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
요즘 재연재되고 있는 신과함께 웹툰 보다보니 신산만산할락궁이 꽃감관님 아버님이자 이전 꽃감관이신 사라도령 이야기가 나와서요. 오늘은 서천꽃밭 꽃감관 사라도령과 신산만산할락궁이 이야기 소개해볼게요 ^^
<서천꽃밭 꽃감관 신산만산할락궁이>
옛날에 어느 마을에 김진국과 원진국이라는 사람이 살았대요. 김진국은 너무 가난하고 원진국은 엄청난 부자였다죠. 재산은 이렇게 다른데 둘 다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는 것은 똑같았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날 이 마을에 스님이 한 분 오십니다. 그래서 두 집에 들러서 똑같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동쪽 산너머 동개남상주절에 가서 석 달 열흘 동안 공을 드리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성을 다하면 자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와.. 석달 열흘이면 백일인데요. 예전에 아이들 어릴 때 맘스 다이어리라고 백일동안 꾸준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쓰면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주는 곳이 있었는데요. 말로 할 때는 쉽지만 백일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는 거... 정말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요 ㅠㅠ 아무튼! 석달 열흘 동안 정말로 둘 다 열심히 공을 들여서 김진국은 아들을 낳고 원진국은 딸을 낳았다고 해요. 그래서 그 아들은 사라도령, 딸은 원강아미라고 이름 지었다는군요.
둘은 아들 딸이 열다섯 살이 되면 혼인을 시키기로 약속을 했대요. 사라도령과 원강아미는 둘 다 멋지고 예쁘게 자라서 드디어 열다섯 살이 되어 결혼을 했는데 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했답니다 ^^
그런데 1년 정도 알콩달콩 둘이 잘 살고 있는데 하늘에서 옥황상제의 차사가 편지 한 장을 가지고 왔대요. 바로 서천꽃밭 꽃감관 자리가 비었으니 사라도령에게 당장 올라와 꽃감관 벼슬을 받으라는 편지였죠. 어쩔 수 없이 먼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원강아미가 같이 따라가겠다고 해요. 사라도령이 홀몸도 아니니 같이 갈 수 없다며 말렸지만 원강아미가 꼭 같이 가야한다고 해서 둘은 함께 길을 떠납니다
그런데 그 길은 엄청나게 멀어서 가는 동안 원강아미는 점차 배도 불러오고 몇달 후에는 더이상 걸을 수 없게 되고 말았어요. 그 때 마침 지나가던 나뭇꾼에게 산 아래 동네에 굉장한 부자인 자현장자라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자 원강아미는 사라도령에게 더이상 걸을 수가 없으니 자기를 그 부잣집에 종으로 팔아서 자기는 여기에서 묵고, 사라도령은 그 돈으로 노잣돈 쓰면 좋겠다고 해요 ㅠㅠ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펄쩍 뛰는 사라도령을 설득해서 원강아미와 뱃속의 아기는 결국 자현장자네 집에 팔려가기로 합니다. 그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자현장자가 세 딸을 불러서 그 종을 살지 말지 물어보는데요. 첫째딸과 둘째딸은 사지 말라고 하는데 착한 셋째딸만 사자고 합니다. 자현장자는 그 얘기를 듣고 원강아미를 사지요.
이제 마지막으로 이별할 시간이에요 ㅠㅠ 헤어지면서 원강아미가 아이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사라도령이 아들이면 신산만산할락궁이, 딸이면 신산만산할락덕이라고 지어달라고 합니다. 악ㅋㅋㅋㅋㅋㅋ 이름 듣고 잠이 확 깨서 저희 아이들이 벌떡 일어났는데, 바로 사라도령의 네이밍 센스가 만들어낸 작품이었군요!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제 사라도령은 증표로 명주실 한 꾸러미와 얼레빗 한짝을 아내에게 주고 서천꽃밭을 향해 떠나갑니다~ 그래서 이렇게 서천꽃밭 꽃감관이 되었나봐요 ㅎㅎ
신과함께 웹툰 신화편에 등장하는 서천꽃밭 꽃감관 사라도령입니다~ 웹툰에 있는 장면 조금 따왔어요 ㅎㅎ 아래 조그만 글씨로 저승편 꽃감관인 할락궁이의 아버지라고 나옵니다. 할락궁이? 아~ 아마도 신산만산할락궁이의 애칭인가봅니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사라도령은 떠나고 이제 원강아미만 남았는데요. 자현장자네 집 밖에 움막을 하나 짓고 거기에 살면서 원강아미는 그 집 종이 되어 열심히 일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자현장자가 원강아미를 찾아와서 자기 둘째 부인이 되라고 해요 ㅠㅠ 그러자 원강아미는 이곳 풍습은 어떤지 모르지만 자기 살던 곳에서는 뱃속에 든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는 남의 아내가 될 수 없다고 거절하죠
얼마 뒤 원강아미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어요! 그래서 이름을 신산만산할락궁이라고 지었고 정성을 다해 키웠죠. 그런데 자현장자가 또 찾아와서 다시 자기 둘째 아내가 되라고 해요 ㅠㅠ 그러자 원강아미는 다시 자기네 동네에서는 태어난 아기가 다 클 때 까지는 그럴 수 없다고 해요.
어느새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쑥쑥 자라서 벌써 다 커버렸어요. 그러자 자현장자가 다시 찾아와 자기 둘째 부인이 되라고 합니다 ㅠㅠ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원강아미가 주인과 종 사이는 부모 자식 사이와 같은데 어찌 자식으로 아내를 삼으려 하냐면서 절대 안된다고 해요. 그러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자현장자가 원강아미를 죽이려고 합니다 ㅠㅠ 그 때 착한 막내딸이 아버지를 말려요. 죽이면 아무런 이득이 없으니 차라리 살려두고 일을 많이 시키라구요. 그래서 이때부터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온갖 어려운 일들을 시키게 됩니다 ㅠㅠ
웹툰에서 사라도령이 이승에서 굉장히 안좋은 일을 겪은 것처럼 나오는데요 ㅠㅠ 음.. 아마도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자현장자가 한 일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요? 뭐.. 우리 신화는 구전이 되어 내려오는 거라 지역마다도 다르고, 제가 참고했던 책도 그 중에서 내용을 뽑아 재구성 한 거라 웹툰에서 소개할 이야기와는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 하지만 사라도령이 신산만산할락궁이의 아버지이고, 이승에서 힘든 고난을 겪게 된다는 건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에구구.. 우리 신화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 번에 다 올리려니 저도 힘들고 읽어주시는 분들도 힘드신 것 같아서요. 오늘은 여기까지 올리고 다음에 뒷 이야기 올려볼게요~
출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제가 소개하는 우리 나라 신화는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간추려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이 책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치 판소리 대사 같은 맛깔난 문장이어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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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리 나라 신화입니다~ 요즘 재연재되고 있는 신과함께 웹툰을 보고 있는데요. 거기에서 무언가 우리 나라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에 대해 정리해보고 있어요 ㅎ 이번에는 이승신 소별왕과 저승신 대별왕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더라구요. 음.. 서양이나 동양이나 이 세상은 무언가 억울한 일도 많고, 말도 안되는 일도 생겨나지만 저승 세계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 곳이라는 생각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 나라 신화 중에는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불완전한 곳인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별왕 소별왕 이야기도 그래요 ㅎㅎ 억울하지만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는 경우, 이게 대체 왜 그런 건지 이유도 잘 모르겠는 경우, 그럴 때 아마도 이런 신화가 불합리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해주면서 마음을 달래주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럼.. 예나 지금이나 불완전한 이 세상, 그게 왜 그런지 한 번 알아볼까요? ^^
<이승신 소별왕과 저승신 대별왕>
어.. 그림은 그냥 예쁜 별그림 가져왔습니다~ 오늘 소개할 신들의 이름이 소별왕 대별왕이라서요ㅎ
출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간추려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
맨 처음 도입 부분이 재밌어요. 책에 있는 문장 그대로 옮겨오면
"옛날 옛적, 그 옛날에서 더 먼 옛날 옛적, 거기서 또 한참 더 먼 옛날 옛적, 더 갈 수 없는 끄트머리 옛날 옛적에" 있었던 일이랍니다. 하늘과 땅이 맞붙어 있었다던데 이거 빅뱅 시절까지 간 걸까요? ㅋㅋ 암튼 천지가 창조되고 하늘 임금님 옥황상제가 이승 저승 모조리 다 다스려서 천지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해요. 이 때 이승은 달도 두 개, 해도 두 개라 밤에는 너무 춥고 낮에는 너무 더워서 살기가 어려웠다고 하네요. 풀, 나무, 동물들도 다 말을 해서 시끄럽고 사람들끼리는 속이고 빼앗는 일도 많아서 정신이 없었대요
그 때 옥황상제 천지왕이 꿈을 꾸었는데 입으로 해 하나, 달 하나 들어오는 꿈이라 아들 둘 낳는 꿈이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아들 둘 낳으면 이승과 저승을 맡겨야지 작정하고 배필을 찾아 땅 세상으로 내려왔대요. 거기에서 지국성에 있는 총명이라는 예쁜 처녀를 보고 청혼하기로 작정했지요
일부러 그 집에 들어가서 지나가는 길손인데 밥 한그릇 달라고 했어요. 총명아기씨가 알겠다고 하고 밥을 지으려는데 마침 쌀이 똑 떨어진거에요. 그래서 그 마을 엄청 부자인 수명장자네 집에 쌀을 꾸러 갔어요. 그랬더니 꾸어주긴 하는데 갚을 때 두배로 갚아야 한다면서 쌀 반, 모래 반 섞어서 쌀 한 되를 꾸어주는 거에요. 총명아기씨는 그걸 열심히 씻어서 그걸로 밥을 지어서 손님께 드렸죠.
천지왕이 밥을 먹는데 모래가 아작 씹히더래요. 그래서 왜 그런지 물어보니 총명아기씨가 수명장자가 모래 섞은 쌀을 꾸어줘서 그런다고 대답해요. 원래 수명장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쌀 꾸어줄 때 모래 섞어서 작은 되로 꾸어주고 받을 때에는 큰 되로 두 되를 받아서 부자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 아들 딸도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인데 딸은 가난한 사람 일 시키고 좋은 장은 자기가 먹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썩은 장만 줬대요. 아들은 마소에게 물 먹일 때 말발굽에 오줌을 누어 먹이구요ㅠㅠ
이를 들은 천지왕이 괘씸하게 여겨 아기씨 몰래 하늘 옥황궁에 기별을 보내서 우레장군과 불꽃사자에게 명해서 우레가 수명장자를 맞히고, 불꽃으로 그 집을 태워버렸대요. 그리고 수명장자는 지옥으로 보내 삼만 년을 굶긴 뒤 내쫓아 객귀나 되게 하였고, 딸은 가난한 사람 못 살게 굴었으니 부러진 숟가락을 엉덩이에 꽂아(ㅎㄷㄷ) 팥벌레로 만들어 평생 팥밭에 살게 하고, 아들은 부리 꼬부라진 솔개로 만들어 비 온 뒤 날개 물이나 핥아먹도록 만들었다는군요. 옛날 이야기 다큐로 받으면 진심 무서워요. 저런 처벌 있다면 다들 열심히 착하게만 살 것 같아요;;;;
암튼 이렇게 하고 나서 천지왕은 총명아기씨 댁 어르신인 슬기부인 백주할머니께 총명아기씨와 혼인하고 싶다고 청혼을 해요. 허락을 받아서 바로 결혼했는데.. 21일 동안 함께 지내고 하늘나라로 다시 올라가네요? 헐... 진짜로 아들 두 명 낳기 위해서만 결혼한 건가봐요 ㅠㅠ 옛날 이야기지만 이건 쫌 심하네요 ㅠㅠ
암튼 올라가면서 열달 후 아들 쌍둥이를 낳을 거라고 이야기 해주면서 큰아들은 대별왕, 작은 아들은 소별왕이라고 이름을 지어줘요. 이제는 총명부인이 된 총명아기씨가 아버지 찾을 증표를 달라고 하니 박씨 두 개를 줘요. 아이들이 아버지를 찾으면 이걸 심으면 길이 생길 거라고 하면서요. 음.. 재크와 콩나무 이야기와 비슷한 전개가 될 거라 예상이 되는데요. 씨앗 심으면 하늘까지 자라는 마법의 나무 이야기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 있었나봐요 ㅎㅎ
어쨌든 총명 부인은 천지왕의 말대로 아들 쌍둥이를 낳아서 키웠습니다. 아들 쌍둥이 독박육아.. 생각만해도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요 ㅠㅠ 이 두 형제는 전형적인 엄친아로 세 살에 못하는 말이 없고, 다섯 살에 못 읽는 글이 없고, 일곱 살에 활 쏘고, 아홉 살에 말 타고, 열다섯 살에 헌헌장부가 되었대요. 그런데 글방 갔다가 친구들이 아빠 없다고 놀려서 시무룩해서 집에 왔죠. 그래서 드디어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마법의 박씨를 심게 됩니다!
예상대로 박덩굴이 자라서 하늘까지 닿았고 그걸 타고 대별왕, 소별왕은 하늘로 올라가요. 천지왕이 두 아들을 보고 반가워하며 이승과 저승, 하늘과 땅을 혼자 다스리니 힘에 벅차서 아들 두명에게 이승과 저승을 하나씩 줄 테니 다스리라고 해요. 이에 처음에는 대별왕이 이승, 소별왕이 저승을 맡기로 했는데요. 가만 생각하니 이승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소별왕이 내기를 하자고 하죠. 바로 수수께끼 내기에요.
대별왕이 그러자고 하며 수수께끼를 내요. 어떤 나무는 사시사철 잎이 지지 않고, 어떤 나무는 잎이 지는지 문제를 냈더니 소별왕이 속이 꽉 찬 나무는 잎이 지지 않고 속이 빈 나무는 진다고 대답해요. 그런데 청대 갈대는 속이 비었어도 잎이 지지 않는다며 틀렸다고 하죠. 두 번째 문제로 높은 곳에 난 풀과 낮은 곳에 난 풀 중 어느 쪽이 잘 자라는지 문제를 내요. 소별왕은 낮은 곳에 있어야 흙도 씻겨내려가지 않고 흙이 잘 쌓이니 낮은 곳 풀이 잘 자란다고 대답해요. 그랬더니 대별왕이 머리털은 높은 데서도 잘 자라니 틀렸다고 하네요 ㅋㅋㅋ
수수께끼로 안 될 것 같자 소별왕이 이번에는 꽃 가꾸기 내기를 하기로 해요. 그래서 서천꽃밭에 가서 꽃감관한테서 씨를 두 개 얻어와 각자 키웠는데.. 이것도 대별왕 꽃이 더 잘 자라요! 안되겠다 싶었던지 이번에는 잠자기 내기를 하자고 하죠. 누가 누가 푹 자나 내기를 해서 이번에도 대별왕은 깊이 잠들었는데요. 소별왕은 몰래 깨어나서 형 꽃이랑 자기 꽃을 바꿔치기 해놨어요! 그러고는 형을 깨워서 그 사이 자기 꽃이 더 잘 컸다고 보라고 했죠! 그래서... 소별왕은 원하는 대로 이승을, 대별왕은 저승을 다스리게 되었다고 해요;
소별왕이 이승을 가서 보니 사람들이 속이고 빼앗고 난리인데다 동식물도 다 말을 해서 시끄럽고, 낮은 덥고 밤은 춥고 장난 아닌 거에요; 그래서 저승궁에 있는 대별왕에게 가서 도움을 구하니 대별왕이 활과 화살, 송홧가루를 준비해서 같이 이승으로 가자고 해요. 엄청난 활과 화살을 준비해서 같이 이승으로 갔더니 대별왕이 해 하나, 달 하나를 화살로 쏘아 떨어뜨려서 해와 달이 하나씩만 남았죠. 그랬더니 낮에는 적당히 따뜻하고 밤은 적당히 시원해졌대요 ㅎㅎ 그 다음에 준비해 간 송홧가루를 온 세상에 뿌렸더니 동식물은 다 말을 못하게 되고 사람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이렇게 해 준 다음 대별왕이 소별왕에게 이제 남은 일은 법을 맑게 하여 반듯하게 다스리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나쁜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알려주고는 저승으로 갔대요. 소별왕은 이후 열심히 다스리려고 노력했지만 힘에 부쳐 잘 안될 때도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승에는 아직 나쁜 사람들이 남아있는 거구요. 하지만 대별왕이 다스리는 저승에는 그런 나쁜 사람이 없다고 해요 ㅎㅎ 요건.. 이승에서 나쁜 사람들 때문에 억울했던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메세지일까요? 최소한 저승에서는 이런 억울한 일은 없을테니까요 ^^
암튼 두 아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고, 지상에 있던 총명 부인은 땅세상을 다스리는 바지왕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하늘 세상은 옥황상제 천지왕, 땅 세상은 총명 부인 바지왕, 이승은 소별왕, 저승은 대별왕이 다스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헥헥.. 정리하기가 힘들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ㅋㅋ) 드디어 올립니다~ 다음에 또 웹툰에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나오면 관련 자료 또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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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과함께 웹툰 보고 있는데요ㅎ 거기에 저승 삼차사 강림도령, 해원맥, 이덕춘에 맞서 할아버지를 못 데려가게 막고 있는 가택신들이 나와요. 지난번 소개했던 성주신 ([우리나라 신화] 집 지키는 성주신, 집터 지키는 지신 이야기) 말고도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 화장실인 뒷간(ㅋ)을 지키는 측신 이렇게 세 명이 나오는데요. 거기에 부엌 지키는 조왕신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더라구요
언제 한 번 조왕신, 측신에 대한 이야기도 정리해봐야지 하다가 요걸 보고 궁금해져서 바로 찾아봤습니다. 연못에 빠져죽어 엄청난 한기를 품고 불까지 다스리게 된 조왕신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
<조왕신 여산부인과 문왕신 녹두생이>
옛날 인간 땅 주년국 남선고을에 남선비와 여산부인이 살았대요. 여산부인은 부지런하고 살림도 잘하고 알뜰한데, 남선비는 놀기만 해서 가난했다고 해요. 그 와중에 연년생으로 아들 일곱을 낳아서 식구는 많아지고 맨날 맨날 먹을 게 없어서 굶는 날이 많았다는군요ㅠ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던 여산부인이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패물을 팔아서 새 명주 바지저고리, 갓망건, 도포에다 은 쉰 냥을 남편에게 주었어요. 아이들 배고파 하는 것 더이상 못 보겠다구요. 마침 그 해 그 고을 곡식값이 저렴했나봐요. 그러니 그걸 사다 다른 고을에 가서 팔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남선비가 냉큼 그거 좋겠다고 곡식을 사서 새 옷을 차려입고 다른 고을로 갔지요
오동나라 오동고을에 배를 타고 갔더니 사람들이 옷도 새옷이고 곡식도 많으니 부자인가보다 하고 쳐다봤대요. 그 때 주막집 딸 노일자대가 접근해요. 곡식 장사 하러 왔다니 그럼 자기네 주막에서 묵으면서 곡식 다 팔릴 때까지 시간 남으면 장기나 바둑으로 소일하자고 꼬시네요 ㅠㅠ
....게으른 남선비 여기서도 놀고 먹다 얼마 안 가서 그 곡식 다 써버리고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옷이랑 갓망건, 도포까지 다 팔아먹고 맨몸뚱이만 남았대요. 노일자대는 남선비가 돈이 많을 때는 온갖 아양을 다 떨다가, 빈털터리가 되니 내쫓아 버렸답니다. 남선비가 주막 근처에 움막 짓고 남은 음식 얻어 먹었는데, 노일자대가 찬밥도 아깝다고 겨죽을 써줘 개밥그릇에 줬대요. 그거 먹고 살다가 남선비는 눈도 멀어버렸죠. 그래서 이제는 고향에도 가지 못하고 거기에서 겨죽만 먹고 살았대요;;;
한편 여산부인은 이제나저제나 남선비 오기를 기다리는데요. 아들들이 어머니가 너무 걱정하시니 자기들이 아버지를 찾으러 가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여산부인이 너희가 갔다가 다 죽으면 안되니 차라리 자기가 가겠다고 해요. 그래서 아들들이 배를 만들어줘서 그걸 타고 갔더니 오동나라 오동고을에 도착했지요
가서 보니 남선비가 움막에 겨죽단지 옆에 끼고 주막집 강아지처럼 쭈그리고 앉아있더래요ㅠㅠ 눈까지 먼 걸 보고 기가 막혀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모른 척 나그네인 척 하룻밤 재워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거기서 부엌을 빌려서 가지고 간 쌀로 밥을 지어서 같이 먹자고 하며 밥을 먹였죠. 그랬더니 그 밥 먹고 남선비가 아니 어떻게 옛날 밥맛 고향 밥맛하고 똑같냐고 물어보는군요. 그 이야기 듣고 여산부인이 밥맛만 알고 사람은 모르냐며 자기가 여산부인이라고 이야기해요. 에휴...ㅠㅠ
다음 날 노일자대가 여산부인이 온 걸 눈치채고 머리를 굴려서 여산부인의 환심을 살 요량으로 얼른 들어가서 절을 해요;;; 여산부인이 누구냐고 물으니 자기는 노일자대라고 소개하며 남선비 둘째 부인인 척을 하네요 ㅠㅠ 그러면서 형편이 안좋아 서방님을 잘 모시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해요. 에휴.... ㅠㅠ 암튼 싹싹하게 형님 형님 하며 대하니 여산부인이 차마 내치지 못하고 그냥 두었다고 해요
그랬더니 노일자대가 악독한 꾀를 내어 여산부인한테 같이 오천강 연못으로 목욕을 같이 하러 가자고 꼬셔요. 그걸 따라갔더니 옷 갈아입는 여산부인을 도와주는 척 하다가 연못으로 밀어버렸;;; ㅠㅠㅠㅠ
그러고는 노일자대가 여산부인 옷을 입고는 여산부인인 척 돌아와 남선비에게 이야기 해요. 노일자대는 괘씸해서 집으로 보내버렸으니 어서 고향집으로 돌아가자구요. 그래서 배를 타고 남선비와 노일자대가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고향에서는 어머니를 기다리던 일곱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부터 여섯째 아들까지는 입던 옷 벗어서 땅바닥에 깔며 부모님 맞이하려고 하는데 일곱째 아들 녹두생이는 아무 것도 안 깔고 저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고 했어요
그걸 어찌 아느냐고 물으니 어머니는 일산(아마 양산 같은 것인 듯)을 혼자 쓰지 않으신다고 해서 보니 저멀리 배에서 노일자대가 자기 혼자 일산을 쓰고 있는 게 보였어요. 도착해서 보니 옷은 여산부인 옷인데 모습이 딴판이에요. 왜 모습이 다른지 물으니 노일자대가 뱃길이 험해서 고생해서 그렇대요 ㅠㅠ 그럼 목소리는 왜 다르냐고 하니 파도랑 비바람에 소리를 질러 목이 쉬어서 그렇대요. 그걸 여섯 아들은 곧이 듣고 ㅠㅠ 녹두생이만 안 믿었다고 하네요.
아니 이 사람들이.. 안면인식장애가 있어도 정도껏 있어야지. 엄마도 못알아보고 옷만 똑같다고 그걸 믿는대요? 진짜로 얼굴에 점 하나 찍으면 절대로 못 알아볼 사람들이네요 ㅠㅠ
암튼 노일자대가 가만히 보니 남선비랑 위의 여섯 아들은 다 속아넘어 가는데 저 녹두생이만 안 속고 있으니 없애버리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서 끙끙 앓는 시늉을 하는데요. 남선비가 깜짝 놀라 왜그러냐 물으니 아파서 죽겠으니 저쪽 강절도령이라는 점쟁이 한테 다녀오라 시켜요. 남선비가 그 이야기 듣고 강절도령 찾으러 가니 노일자대가 급히 먼저 달려가 앉았다가 남선비를 보고는 목소리를 꾸며서 말해요. 바로 부인을 구하고 싶으면 막내아들 간을 꺼내어 먹여야 한다구요 ㅠㅠ
남선비가 깜짝 놀라 그렇게는 못한다고 집에 돌아와 우울해하고 있으니 노일자대가 그럼 건넛마을 편작 의원에게 다녀오라고 하죠. 남선비가 길을 떠나니 이번에도 노일자대가 잽싸게 달려가 미리 건넛마을 입구에서 남선비를 맞이했어요. 이번에도 목소리를 바꿔서 막내아들 간을 먹여야 한다고 해요 ㅠㅠ
그래도 남선비가 망설이자 노일자대가 그럼 뒷산 영험한 장승에게 물어보라고 하면서 똑같이 자기가 먼저 가서 막내아들 간을 먹이라고 했어요 ㅠㅠ 세 번 똑같은 말을 들으니 남선비도 마음이 바뀌어서 ㅠㅠ 집에 돌아와서 칼을 갈기 시작했대요 ㅠㅠㅠㅠ
녹두생이가 그걸 보고 왜 그러신지 물으니 어머니 병을 고치려면 막내아들 간을 먹여야 해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해줘요 ㅠㅠ 그 이야기 듣고 녹두생이가 어찌 아버지 손에 피를 묻히냐며 그냥 자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간을 내놓겠으니 조금 있다가 뒷산 바위로 와서 간을 찾아가라고 해요;;;
으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요? 토끼전에서 용왕님 약으로 쓸 토끼 간 구하는 이야기가 아마 여기에서 모티브를 빌려간 거 아닐까 싶네요 ㅎㅎ
암튼 그러고는 녹두생이는 뒷산에 올라가 멧돼지를 잡아 간을 꺼내어 뒷산 바위에 널어놨어요. 그리고 여섯 형을 불러서 이야기 했어요. 안방에 있는 저 여자가 진짜 어머니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있다구요. 조금 있으면 아버지가 와서 이 간을 내 간으로 알고 가져가서 먹이실텐데, 그 때 문구멍으로 들여다보고 정말로 먹는지 거짓으로 먹는지 보라고 일러요.
여섯 형이 그 말대로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니 노일자대가 간을 받아서 먹는 척 하다가 얼른 자리 밑에 감추는 거에요! 형들이 들어가서 약 잘 드셨냐고 물어보니 잘 먹었고 이제 다 나았다고 이야기 해요. 그랬더니 그럼 자리 치워드리겠다며 형들이 방에 들어가서 자리를 들추니 간이 나왔어요! 이 때 녹두생이가 뛰어들며 이 여자는 어머니가 아닌 거라고 외치자 형들도 마구 화가 나서 노일자대를 잡으러 달려들었어요! 노일자대가 깜짝 놀라 허둥지둥 달아나다 급한 나머지 뒷간으로 들어갔는데, 일곱 형제가 거기까지 따라오니 그만 뒷간 문기둥에 목을 메고 죽어버렸대요;;;;
일곱 형제가 자초지종을 남선비에게 다 이야기하니 노일자대가 어머니 여산부인을 오천강 연못에 빠뜨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길로 찾으러 가서 연못가에서 옥황상제님께 빌었더니 연못물이 스르르 줄어들어서 거기에서 뼈만 남은 여산부인을 찾았대요 ㅠㅠ
헥헥.. 힘들어서 좀 더 줄여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ㅠㅠ 암튼 여차 저차 해서 녹두생이가 결국 서천꽃밭 꽃감관을 찾아가서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 혼살이꽃을 가져왔어요! 그걸로 어머니인 여산부인을 살려서 온 가족이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그러다가 죽을 날이 되니 옥황상제가 식구들을 모두 신으로 정해주는데, 여산부인은 연못 속 차가운 물에 있었으니 따뜻한 부엌에서 살도록 조왕신으로 정해주고, 남선비는 눈 멀어 고생했지만 자업자득이니 어두컴컴한 헛간이나 지키는 잡신이나 되라고 했대요 ㅋㅋㅋ 그리고 일곱형제는 위로부터 다섯은 오방신이 되어 동방청제대장군, 서방백제대장군, 남방적제대장군, 북방흑제대장군, 중앙황제대장군이 되었고 여섯째는 뒷문 지키는 뒷문왕, 그리고 막내 녹두생이는 앞문 지키는 문왕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노일자대는 뒷간에 목을 매어 죽었으니 측신이나 되어 뒷간을 지키되, 여산부인 조왕신이 지키는 부엌 쪽으로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군요 ㅎㅎ
은근히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듣다보니 재밌는 이야기도 많고 자주 나오는 뼈살이꽃, 살살이꽃 등등의 환생꽃들 이야기는 반갑지 않나요? ㅎㅎ 우리나라 옛날 신들은 외국의 신처럼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신이 아니라 우리들 곁에서 친근하게 아옹다옹 살아가는 느낌이에요 ^^ 앞으로도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한 번씩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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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신과함께'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몇 가지 정리해서 올리고 있어요 ㅎㅎ 이번에는 집 지키는 신들의 으뜸인 성주신에 대해 올려보려고 해요 ^^
'신과함께 웹툰'에 나온 성주신과 '신과함께2 영화'에 출연하는 성주신입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네요 ㅋㅋㅋ
이번 이야기도 역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책을 참고해서 내용 정리했습니다 ^^
<성주신과 지신 황우양 부부>
옛날에 천하궁 천대목신과 지하궁 지탈부인이 살았대요.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황우양인데요. 황산들에 살아서 황우양이라 이름 지었다고 해요. 이 아이가 매우 특출나서 돌 되니 막 걸어다니고, 세 살 때 온갖 말을 다 하고, 다섯 살에 글 다 배워서 알더니, 일곱 살에 나무와 돌과 흙을 가지고 집 짓는데 그 솜씨가 날쌘 목수 뺨칠 정도였대요. 그래서 스무 살에는 엄청나게 훌륭한 목수가 되어서 동네 처녀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오오오~ 성주신 어릴 때부터 완전 영재급이었군요! 막 만들기도 좋아하면서 엄청나게 잘 만들고.. 요새 같으면 이과쪽이고 영재니 무조건 의대 갔을 텐데 아마도 소신 지원해서 건축학과 간 모양입니다! ㅋㅋㅋㅋ 아, 그래서 나중에 집 지키는 성주신이 되셨던가요? ㅎ
암튼 이 때 하늘 천하궁에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궁궐이 다 부서져 버렸대요. 그래서 솜씨 좋은 목수를 불러 다시 지으려고 하는데 신하 중 한명이 황우양을 추천했어요. 그랬더니 옥황상제가 옥황차사 보고 황우양을 잡아오라고 하네요? ㅎㄷㄷ 아니.. 일 시킬 거면 보수 팍팍 줘서 의뢰할 것이지 잡아와서 그냥 지으라고 하는군요;;
차사는 상제 명령이니 황우양을 잡으러 가요. 그랬더니 황우양 집에 있는 신왕들이 나와서 못 잡아가게 막아요. 문 지키는 문왕신, 곳간 지키는 업왕신, 집짐승 지키는 마부왕이 막으니 잡아갈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집안에서 부엌 지키던 조왕 할머니가 슬그머니 오더래요. 그러면서 당신 누구냐고 물으니 황우양 잡으러온 옥황차사라고 답했어요. 그러자 조왕 할머니가 잡으러 왔는데 왜 안 잡아가냐고, 어서 잡아가라고 하네요?;;;
차사가 황당해하며 아니, 집안 부엌 지키는 조왕할미가 왜 식구 안 지키고 잡아가라고 하냐니 황우양이 평소에 신발 벗으면 부뚜막에 던지고, 벗은 버선도 함부로 부뚜막에 막 던져서 싫으니 어서 잡아가라고 합니다! 오오오~ 옛날에도 옷 벗을 때 허물 벗듯 스르륵 벗어서 아무데나 던지는 사람들 꼭 있었나봅니다! 그러면 조왕 할미가 지켜야 할 때 안 지켜주고 어서 잡아가라고 한방에 훅 보내는 수가 있습니다아! ㅋㅋㅋㅋ
암튼 조왕 할미가 이러 저러하면 황우양을 잡을 수 있을거라 알려줘서 옥황차사가 황우양을 잡았어요! 그러면서 어서 하늘 천하궁으로 가자 하니 황우양은 연장을 준비해야 해서 준비 기간을 좀 달라고 해요. 석달 말미 주라니 안된다 하고, 한달이라도 주라 하니 안된다 하고, 겨우 사흘 말미를 주고 전부 준비해서 오라고 해버리네요;;;
황우양이 이 불가능한 미션을 받고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앓아 누웠어요;;; 그걸 보고 부인이 왜 그러냐고 물어봐요. 황우양이 말해주니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어서 일어나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있으라고 하더니.. 천하궁에 편지 써서 재료 내놓으라고 했던 모양이에요; 하늘에서 쇠를 내려줘서 그거 받아서 하루만에 온갖 연장 뚝딱 만들어내고는 어서 다녀오라고 황우양 등을 떠밀었어요;;; 오오.. 능력자 부인입니다!
그런데 부인이 황우양에게 천하궁 가는 길에 절대로 누가 물어도 대꾸를 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해요. 네네~ 그렇지요~ 늘 이렇게 신신당부를 해 놓으면 꼭 그거 안지켜서 사단이 나요 ㅋㅋ 황우양도 가는 길에 소진들에서 소진랑이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요. 소진랑이 자꾸 당신 누구냐고 묻는데 대답 안하고 가다가 소진랑이 뒤에서 대답 안한다고 욕하니까 버럭 하고 대답을 하고 말아요;;;
알고보니 소진랑은 지하궁 돌성 쌓다 온 사람인데요. 그 지하궁에 썼던 재료 남은 걸로 천하궁 지을 텐데 그거 잘못 만지면 죽을 거라고 말해줘요. 그러면서 자기랑 옷과 말을 바꾸면 그거 가려내는 방법 알려준다고 해요. 황우양이 자기가 입었던 부인이 해준 좋은 옷이랑 말 주고 소진랑의 누더기 옷과 비쩍 마른 말을 타고 천하궁으로 가니, 소진랑은 자기가 황우양인 것처럼 꾸며서 황우양네 집으로 갔어요
처음에는 황우양인 것처럼 속여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옷도 보여주고 말도 보여줬는데 부인이 속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그냥 막 쳐들어가려고 하는데 역시나 집안 지키는 신왕들이 못 들어가게 막아요. 그랬더니 소진랑이 부적을 써서 오방신장을 불렀어요. 동쪽의 청제장군, 서쪽의 백제장군, 남쪽의 적제장군, 북쪽의 흑제장군, 가운데 황제장군이에요. 오호~ 이 오방신장도 아마 신과함께 웹툰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 아무튼 이 오방신장이 집안 신왕들 다 쫓아내버려서 결국 소진랑이 집안에 들이닥치고 말았어요 ㅠㅠ
그러면서 남의 부인인 황우양 부인을 자기 부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요새 미투 선언으로 성추행, 성폭행이 사회적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 게 옛날에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소진랑 나쁜놈!!!
암튼 현명한 우리 부인은 이제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으니 기지를 발휘해 이 상황을 벗어나기로 해요. 안그래도 시집살이 힘들던 차에 잘 됐다며 당신을 따라가겠다고 해요. 그런데 시아버지 제삿날이니 제사나 치르고 다음 날 떠나자고 합니다. 소진랑이 그러자고 해 하룻밤 말미를 주니 부인이 명주 속적삼 소매 한자락을 뜯어서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어 혹시 나중에 오거든 소진들로 오라고 몰래 글씨를 썼어요. 이걸 주춧돌 밑에 묻어두고 다음 날 떠납니다
소진랑이 좋다고 다음날 부인도 데리고 집안 재물 모조리 다 뺏어가지고 소진들로 가요. 그런데 또 부인이 기지를 발휘합니다. 바로 자기는 지금 귀신이 붙어있으니 그걸 다 떼어 내려면 삼년간 개똥밭에 굴파고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 귀신이 떨어질테니 그러고 나서 백년해로 하자고 꼬셨어요. 소진랑이 그럼 그러자고 하며 개똥밭에 굴 파주고 부인을 거기에 살게 했어요. 이제 부인은 그 안에서 시간을 벌고 황우양이 그 사이에 빨리 와주기를 바라고 있었죠 ㅠㅠ
한편 황우양은 천하궁을 열심히 짓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머리에 쓴 갓이 닳아 거죽만 남고, 옷도 닳아 거의 없어지고, 신도 다 닳아버리는 꿈을 꾼 거에요. 그래서 점쟁이를 찾아갔더니 그 꿈은 살던 집은 허물어져 쑥대밭 되고, 부인은 남의 집에 가서 살고, 세간재물 모조리 도둑맞을 꿈이라고 하네요! 오오~ 용한 점쟁이, 딱 맞췄어요!
황우양이 그래서 집에 빨리 가려고 일 년 할 일 한 달에 하고, 한 달 할 일 하루에 해서 석달 뒤에 천하궁을 모조리 완공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거.. 부실공사 아닌가요? 음.. 뭐 어쨌든 여기 내용으로는 부실공사 아니고 그냥 황우양의 능력이 출중하게 더 뛰어나져서 그랬던 걸로 나옵니다;;;
천하궁 공사를 끝내고 집에 오니 진짜 집도 다 무너지고 아무것도 없어요 ㅠㅠ 슬퍼하고 있는데 까마귀들이 와서 주춧돌을 자꾸 쪼아댑니다. 그래서 거길 살펴보니 부인이 남겨놓은 메세지가 있어요! 그래서 바로 소진들로 갔더니 거기 집에 있는 것들이 다 원래 자기 것이었거든요! 마침 우물가에서 부인을 만나게 되어 부인의 도움으로 몰래 소진랑 집에 들어가서 자고 있던 소진랑을 꼼짝 못하게 묶어서 잡아버렸어요!
소진랑이 꼼짝없이 잡혀서 재물은 다시 다 바치겠고, 부인은 개똥밭 땅굴에 살아서 아무 짓도 안했으니 살려달라고 빌어요! 그랬더니 황우양이 목숨은 살려줄테니 삼년동안 서낭당 돌항아리 안에 가둬놓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밥 찌꺼기나 받아먹도록 했답니다!
여러분!! 남의 부인 탐내는 이런 성추행, 성폭행은 이렇게 하려고 시도만 해도 항아리에 3년간 갇혀서 밥찌꺼기나 먹어야 하는,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징역 3년에 해당하는 중죄입니다! 그래도 소진랑은 시도하려고는 했지만 실제로 부인을 성폭행 하지는 않았어요. 만약에 실제로 성폭행을 했다면...
이분께 죽지 않았을까요? ㅎㅎㅎ
아무튼 일이 잘 해결되고 두 사람은 금실 좋게 오래 오래 잘 살았다가 나중에 황우양은 성주신이 되고 부인은 지신이 되었다고 해요~ 성주신은 집 지키는 신으로 터주신, 조왕신, 문왕신, 업왕신, 마부왕, 철융신, 삼신, 측신 온갖 신왕을 부리는 우두머리 신이고, 지신은 집터를 지키는 신으로 집안 사람들의 액운을 막아주기도 한다고 해요. 성주신이 불안하면 지신이 도와주고, 지신이 불안하면 성주신이 도와주며 집안을 지켜준다고 하네요~
헥헥..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는 재미있는데요. 긴 이야기를 요약해서 정리하려니 올리고 나면 힘들어요 ^^;;; 아무튼 다음 번에 또 기회 되는 대로 또 재미난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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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화에 대해 한번 정리해서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하나 올려봅니다 ^^ 바로 을화, 무녀도에 나오는 오구굿의 주인공 바리데기 공주님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지난 번에 '신과 함께' 영화에 나왔던 강림도령 이야기 소개할 때 말씀드렸던 그 책이에요 (신과 함께 -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구전으로 내려오는 여러 가지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가 쓰여 있는데요. 재미있게 구전으로 듣는 것 같은 말투로 쓰여 있어서 우리나라 신화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온 우리나라 신화 몇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해요. 길고 긴 이야기들을 약간 간추려서 적어볼 텐데요. 아무래도 원문이 궁금하시면 저 책 한번 직접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좋은 책 같아서 혼자 제 돈 주고 산 책 광고하고 있어요! 아무 관련 없는 독자 하나가 신나서 광고하고 있다는 걸 저 출판사나 작가님을 알고 계실까요? 아마 모르실 듯 ㅋㅋㅋㅋ 뭐 어쨌든 아무런 대가도 없지만 우리나라 신화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는 마음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오구신 바리데기>
옛날 삼나라에 오구대왕님이 살았는데 길대아기씨와 결혼을 하기로 했대요. 그런데 점쟁이가 지금 혼례를 올리면 딸 일곱을 낳고 기다렸다 내년에 결혼하면 아들 일곱을 낳을 것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웃어넘기고 내년까지 못 기다리겠다면서 바로 결혼을 합니다.
첫째 아기는 딸이었는데 복덩이 딸이라고 청대공주, 별명은 해님데기래요
둘째 아기도 딸이었는데 살림 불릴 딸이라고 홍대공주, 별명은 달님데기래요
셋째 아기도 딸이었는데 노리개 딸이라고 녹대공주, 별명은 별님데기래요
넷째 아기도 딸이었는데 재롱둥이 딸이라고 황대공주, 별명은 물님데기래요
다섯째 아기도 딸이었는데 덤으로 얻은 셈 치자며 흑대공주, 별명은 물님데기래요
여섯째 아기도 딸이었는데 섭섭이 딸이라며 백대공주, 별명은 흙님데기래요
아니, 예전에는 아무래도 남아 선호 사상이 있었으니 그 부분 어쩔 수 없다 치고, 지금 결혼하면 딸 일곱 낳을 거라고 얘기 해줬는데 말 안듣고 냅다 결혼해버린 건 자신인데 왜 죄 없는 딸 보고 섭섭이라 하나요? 암튼... 이번에는 꼭 아들을 보리라 하고 동개남상주절, 서개남금수절, 영험 있다는 삼신당을 찾아가며 공을 들였대요. 그랬더니 부부가 똑같이 하늘에서 청룡, 황룡이 날아와 품에 안기고 양무릎에 흰 거북과 검은 거북이 앉고 양어깨에 해와 달이 돋아나는 태몽을 꿨다고 이번에는 아들이라고 좋아했대요.
그러고서 태어난 일곱째 아기가 또 딸이었지요. 그랬더니 보기도 싫다고 갖다 버리라고 ㅠㅠ 길대부인이 울면서 버리더라도 아기 이름이라도 지어달라고 하니 버릴 아기 본 이름은 필요없고 별명만 바리데기라고 지어주고 버렸대요 ㅠㅠ
아주 못 돌아오게 옥함에 넣어 강에 띄워 보냈는데 강물 타고 둥실둥실 떠내려 가다 어느 마을에 닿았어요. 사람들이 옥함을 열어보려 해도 열리지 않았는데 웬 거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와서 여니 철컥 열렸대요. 그래서 거지 할머니와 할아버지, 비리공덕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바리데기를 키우기 시작했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바리데기는 열다섯살이 되었습니다
이 때 바리데기 아버지 오구대왕이 몹쓸 병에 걸렸는데 온갖 약을 다 써도 소용이 없었대요. 그러다 천하궁 기리박사 (지금 결혼하면 딸 일곱 낳을 거라고 얘기해줬던 그 점쟁이에요)가 점괘를 뽑아보고는 이 병에는 딱 하나, 서천서역국 동대산에서 솟아나는 약물만 효험이 있을 거라고 했어요. 약이 있다니 좋기는 한데 너무 멀어서 누구를 보낼까 하다가 딸들에게 차례로 물어봐요.
복덩이 딸 청대공주 해님데기한테 물어보니 곱게 자라 못 가겠대요
살림 불릴 딸 홍대공주 달님데기한테 물어보니 길눈 어두워 못 가겠대요
노리개 딸 녹대공주 별님데기한테 물어보니 아이 셋 키우느라 못 가겠대요
재롱둥이 딸 황대공주 물님데기한테 물어보니 남편 밥 해주느라 못 가겠대요
덤으로 얻은 딸 흑대공주 불님데기한테 물어보니 몸이 약해 못 가겠대요
섭섭이 딸 백대공주 흙님데기한테 물어보니 수줍음 많아 못 가겠대요
ㅎㅎ 이 장면 아주 요약하자면 딸 여섯에게 물어보니 다 못 가겠다고 했다고 하면 간단하겠지만 우리 신화 이야기 읽다보니 이렇게 약간씩 변형하여 달라지면서 반복하는게 재밌기도 하고 웃음 포인트여서 그냥 내용 요약해서 다 올려봤어요. 그치만 원래 길고 길게 반복되는 구절들이 입에 착착 붙는 맛이 있어서 더 재밌네요. 마치 판소리나 마당놀이 노래가락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시간 되시면 위에 소개해드린 책에 나온 원문 읽어보시면 더 재미납니다! ㅎㅎ
암튼 여섯 딸에게 퇴짜맞고 혹시나 하고 어머니 길대부인이 가서 배타고 내려가며 바리데기를 불렀대요. 바리데기는 자기 이름 부르는 소리 듣고 깜짝 놀라 그 때까지 어머니, 아버지로 알고 있던 비리공덕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강물에 떠내려온 아기였다는 사실을 다 이야기 해줬어요. 그래서 바리데기가 타고온 옥함을 가지고 어머니를 만나러 갔지요
그래서 바리데기는 어머니를 따라 가서 처음으로 아버지 오구대왕을 만났어요. 그리고 아버지 병에 효험이 있다는 서천서역국 동대산 약물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버지 병환 고칠 길이라면 천리고 만리고 가겠다며 곧장 길을 떠납니다 ㅠㅠ
서천서역국이면 인도에요. 요즘이면 비행기 타고 슝 날아가면 되지만, 아니 애초에 인도산 약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해외배송 시키면 땡이겠지만 그 때는 그 길을 걸어서 가야만 했어요. 게다가 지도도 없었나봐요. 바리데기가 일단 서쪽으로 자꾸만 걸어가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서 길도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서 가요
밭 가는 할아버지한테 서천서역국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밭 다 갈아주면 알려준다고 해서 다 갈았어요. 그랬더니 이 길 따라 아홉 고개 넘어가면 나오는 빨래하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래요
아홉 고개를 넘어가니 진짜 개울가에 빨래하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빨래하는 할머니에게 서천서역국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검은 빨래는 희게, 흰 빨래는 검게 빨아주면 알려준대요. 헉, 때가 얼마나 탔으면 흰 옷은 검게 되고 검은 옷은 흰 옷이 되었을까요?ㅠㅠ 암튼 그걸 다 빨아주니 아홉 개울 건너가면 나오는 숯 씻는 사람에게 물어보래요
아홉 개울 건너가니 진짜 숯 씻는 사람이 있었어요. 숯 씻는 할아버지에게 서천서역국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숯에서 말간 물이 나오게 씻어주면 알려준대요. 다 씻어주니 아홉 가시밭길을 지나면 나오는 풀 뽑는 사람에게 물어보래요
오메... 이쯤 되면 짜증날만도 한데요. 어딘가 뭐 알아볼 일 있어서 전화 하다보면 내 소관이 아니니 여기로 전화하라고, 해서 거기 해보면 여기 소관도 아니니 다른데 알아보라고, 전화돌리기 무한 반복 하다보면 대폭발해서 안해! 하고 씩씩거리기 마련인데 우리 착한 바리데기 공주는 또 아홉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여하튼 갔더니 또 풀 뽑는 할머니가 있어 서천서역국 어찌 가냐고 물어보니 풀을 다 뽑아주면 알려주는데, 풀 하나 뽑을때마다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뽑아야 한대요. 그래서 일일이 그 풀을 뽑을 때마다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9일만에 드디어 다 뽑았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꽃 한송이와 방울 하나를 주면서 길 따라가다 높아서 못 가면 꽃을 던지고, 깊어서 못 가면 방울을 흔들라고 하시네요. 오오~ 드디어 또 딴사람 찾아가서 물어보라는 몹쓸 릴레이가 끝났나봅니다!
할머니가 알려준 길을 따라가다가 너무 너무 높은 산이 나타나서 꽃을 던지니 산이 평평해져서 걸어갔대요. 그러다 또 한참 가다보니 너무 너무 깊은 바다가 있어서 건널 수 없어서 방울을 흔들었더니 오색 무지개다리가 내려와 걸려서 그 다리를 따라 바다를 건너갔대요.
어라.. 우리 바리공주님 서쪽으로 갔으니 그쪽 서해 쪽 아니에요? 태백산맥 같은 높은 산맥은 동쪽에 있으니 서쪽에는 산이 없는데... 이상하네요;; 이 때 꽃 던져서 서쪽은 산 싹 밀어버린게 오늘날까지 온 걸까요? 암튼 서해 끝에서 방울 흔들어서 인도까지 직행하는 무지개다리가 내려온 모양입니다! 드디어 인도, 서천서역국 도착이에요!
헥헥... 여기까지 쓰니 또 지칩니다 ㅠㅠ 나머지는 연휴 끝나고 다음에 올리도록 할게요!
..라고 하면 안되겠지요? ㅠㅠ 거의 이야기 끝나가니 나머지 이야기 그럼 또 요약해볼게요;;;
서천서역국에서도 또 열심히 가서 드디어 동대산에 도착했는데 엄청나게 못생긴 총각을 하나 만나요. 알고보니 동대산 산지기인 동수자에요. 여기 어찌 왔냐고 하면서 바리데기에게 길 값 삼만금, 물 값 삼만금, 구경값 삼만금을 가져왔냐고 물어요. 사정 이야기 해주고 근데 돈 없다니까 그럼 자기랑 결혼해서 삼년을 살되, 길 값으로 삼년간 나무하기, 물 값으로 물 길어주기, 구경값으로 불 떼기를 시키네요? 거기에 아들 삼형제까지 낳아주면 약물터에 데려다 주겠다고 해요. 바리데기가 열 다섯살인데 ㅠㅠ 아버지 병 고치려고 약 구하러 갔다가 느닷없이 결혼하게 생겼습니다 ㅠㅠ
결국 착한...건지 미련한 건지 바리데기는 삼년동안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드디어 약물터로 가게 되었어요. 가는 길에 보니 예쁜 꽃밭이 있네요. 너무 너무 예쁜 꽃밭을 보고 여기는 어디냐고 물으니 서천 꽃밭이래요. 중간에 꽃들 이름 물어보니 뼈 살리는 뼈살이꽃, 살 살리는 살살이꽃, 피 살리는 피살이꽃, 숨 살리는 숨살이꽃이 있길래 일단 챙겼어요 ㅋ 이거 혹시 '신과 함께' 웹툰 보셨다면 아실지도 모르겠어요. 거기에 나온 뼈살이꽃, 살살이꽃이 이거랑 같은 꽃입니다 ㅎ 서천꽃밭 꽃감관인 신산만산 할락궁이 이야기도 우리 신화 이야기 중에 있는데요. 거기 웹툰에서 식물원 원장님으로 나오셔서 혼자 빵터졌었네요! ㅋㅋㅋ
드디어 약물터 도착하니 약물이 방울 방울 떨어지는데 그걸 겨우 겨우 100일동안 받아서 집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같이 왔던 동수자가 자기는 사실 하늘 옥황궁 문지기였는데 죄를 지어서 여기 온 거래요. 여기에서 누군가 결혼해서 아들 셋을 낳게되면 다시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고 이야기 해주면서 구름을 불러타고 하늘로 슝 가버리네요? ㅎㄷㄷ 나쁜놈! 기왕 갈 거면 차(아니, 구름?) 좀 태워주지는 혼자 슝 가버렸대요!
바리데기는 그래서 다시 집으로 오는데 첫째는 걸리고, 둘째 업고, 막내 안고 돌아온대요 ㅠㅠ 어? 그래도 올 때는 길이 갑자기 막 줄어들고 편해져서 금방 금방 오게 되어서 바로 집, 삼나라로 도착하게 됩니다
근데 도착하니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잘 들어보니 아버지 어머니 두분 다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에요ㅠㅠ 깜짝 놀라 궁궐로 달려가니 상여가 나오고 있었어요. 언니들이 따라 나오다 네가 늦어서 두분 다 돌아가셨다며 적반하장으로 막 화를 내고 있어요 ㅠㅠ 바리데기 보고 비키라는 언니들 다 제치고 바리데기가 상여 문을 여니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이 자는 듯이 누워 있었어요.
자, 이제부터 꽃 등장입니다! 차례대로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을 놓으니 아버지, 어머니가 둘 다 살아나셨어요! 그리고 아버지께 약물까지 드리자 병도 씻은 듯이 낫고 두분 다 건강해지셨대요!
이후 바리데기는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아들 삼형제 데리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대요~ ^^
그리고 나중에 바리데기는 오구신이 되어서 죽은 사람을 저승길로 인도하는 신이 되었다고 해요. 바리데기를 키워줬던 비리공덕 할머니, 할아버지는 저승길 지키는 신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사람이 죽으면 노제라는 걸 지내는데 그 노제에 차린 음식을 비리공덕 할머니, 할아버지가 드신다고 해요. 바리데기의 아들 삼형제는 저승시왕이 되었는데요. 저승 시왕은 말 그래도 10왕, 열 명의 왕이에요. 그 중 으뜸은 염라대왕이고 나머지 아홉은 초공 삼 형제, 범을 임금 아들 삼 형제, 바리데기 아들 삼 형제라고 하네요~
ㅎㅎ 요건 찾아보니 바리데기 이야기는 지역마다 전승이 조금씩 달라요. 아무래도 구전되는 이야기라서 그런가봐요. 또 여기 나오는 저 흰 빨래는 검게, 검은 빨래는 희게 빨아주면 길을 알려주는 할머니 이야기는 저희 아이들 읽어주던 전래동화책 구렁덩덩 신선비 책에 나오는 내용이네요! 구전문학이 서로 서로 영향을 주며 바리데기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부분이 다른 전래동화에 들어가기도 한 것 같아서 재밌어요!
아무튼.. 요즘 '과 함께' 웹툰을 보고 있는데요. 거기에서 바리데기 공주님은 지하철 바리데기호로 변신을 하고 말았답니다 ㅠㅠ 뭐.. 죽은 사람을 저승까지 인도해주는 역할이니 빠르고 정확하게 인도해주는 지하철만큼 적절한 비유는 없을 듯 하지만 조금 슬펐어요;; 그러면 노제의 음식, 웹툰에서는 친구가 저승길 노자돈 하라고 준 돈을 받아간 지하철 노점상 할아버지는 비리공덕 할아버지일까요? 저승 시왕 중 세 명은 또 바리데기 공주님의 아드님들이셨을 것 같습니다 ㅎㅎ 맞다! 그리고 저승 시왕 중 범을 임금 삼형제는 강림도령 이야기에도 나오는데... 지난 번 이야기 정리할 때에는 귀찮아서 그 부분은 쏙 빼버렸네요; 아하하 ^^;
이제 설이 다가오니 가족들이 모두 모일텐데요. 바리데기 공주에서 곱게 금이야 옥이야 키웠던 공주들은 다 나몰라라 하고 버림 받았던 바리데기 공주만 부모님을 위해 그 먼길 마다하지 않고 다녀왔던 일은 사실 심리학적으로도 설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치만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되면 다시 해보도록 할게요 ㅠㅠ 올해 읽으려고 하고 있는 책 중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하기' 책이 있는데 아마 그 책 읽고 나서 리뷰를 올리게 된다면 그 때 다시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우와.... 정리하다 보니 너무 힘드네요;;; 여기 나온 이야기 중에서 그래도 신산만산 할락궁이랑 이름이 재미난 다른 이야기 두어 가지 정도는 더 소개하고 싶은데.. 올해 안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뭐 차분히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는 올리겠지요~ 그럼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아마도 다음 글은 연휴가 지나고 난 다음에나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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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과 함께 영화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웹툰으로 먼저 나왔다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요! 여러 가지 신화 이야기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 나라 신화에 나오는 강림도령, 해원맥 등등이 나온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갑니다! ㅎㅎ
오호~ 영화 캐스팅도 멋지지만 원래 웹툰에 나오는 그림도 귀여운데요? ㅎㅎ 오늘은 이 중에서 강림도령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이 책에 강림 도령 이야기도 나와요~ 여기는 정말 판소리나 굿을 하는 것처럼 운율이 있는 이야기체로 쓰여있는데요. 구전으로 내려오는 설화를 정리한 책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자기 전에 읽어주기도 했는데.. 내용도 재미있지만 읽으면서 입에 착착 감기는 문장이라 읽어주는 저도 재밌었어요. 다만 이야기 하나 하나가 내용이 다 길어서 읽어주다 보면 목이 좀 아프기도 했는데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목은 아픈데 계속 읽어주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애들 둘 다 잠들었는데 저 혼자 감성이 충만해져서 아무도 듣지 않는 내맘대로 판소리 이야기를 끝까지 완창(?;;)하기도 했네요! ㅋㅋㅋㅋ
<우리나라 신화 속 세계관>
책의 뒷면에 있는 우리 나라 신화 속 세계관을 그린 그림이에요. 우리나라 지도 보이시나요? 서해바다 너머에 서천서역국이 아마도 인도일 꺼에요 ㅋㅋㅋ 그리고 남쪽 끝에 지하궁이 있고 구름 위에는 선녀와 나뭇꾼에 나오는 선녀들이 살고 있는 하늘 나라가 있지요!
<강림 도령 이야기>
저승 차사 강림 도령 파트에 나오는 이야기는 무척 길어요 ^^; 그래서 강림 도령이 본격적으로 출연하는 부분만 대략적으로 소개해 볼게요.
옛날 김치 고을에 어떤 일이 생겼는데요. 그걸 해결하려 해도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염라대왕을 불러서 물어봐야 할 일이 생겼어요. 그런데 염라대왕을 무슨 수로 불러오나 고민하고 있으니 신하들이 그 동네 강림도령이라는 장사가 있으니 그 사람을 시키면 좋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김치 고을 원님 김치원이 강림도령을 데려오라고 시키는데요. 그냥 데려오지 말고 잠이 든 뒤 세 번 부르고 깨워서 데려오라고 했어요.
강림도령이 그렇게 불려오니 관아에 무시무시한 형틀을 갖춰놓고 기다리면서
"네이놈! 세 번이나 불렀는데도 오지 않다니 네 죄가 크다! 여기서 죽을래, 가서 염라대왕 데려올래?"
라고 협박을 합니다. (김치고을 원님 나쁜놈 ㅠㅠ) 강림도령은 죽는 것보다야 염라대왕 잡아오는 게 낫겠다 싶어 일단 잡아오겠다고 하는데.. 어찌 데려와야 하나 막막해요 ㅠㅠ 걱정하는 강림도령을 보고 어머니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이야기를 해주는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는 쌀을 씻어서 떡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열두번 씻고 맑은 물에 반죽하고 불 한번 때고 하늘 보고 절하고, 또 한 번 때고 하늘 보고 절하고, 공을 무척 많이 들여서 떡을 만드니 하늘 아래 둘도 없는 떡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 떡을 집안 신왕들에게 바치는데 부엌 지키는 조왕신, 대문 지키는 문왕신, 그리고 나머지 성주신, 터주신, 지신, 업왕신, 마부왕, 철융신, 삼신, 측신까지 다 바쳤다고 해요. 어? 여기에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신이 나오지요?
ㅋㅋㅋㅋ 웹툰에 나오는 성주신과 영화에 나오는 성주신이라는데 싱크로율 백프로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그러나 이번 강림 도령 이야기에서는 떡만 잡숫고 더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ㅎ
아무튼 이렇게 집안 신들에게 정성스럽게 치성을 드리고 이레 밤낮을 빌다가 잠깐 어머니가 선잠에 들었는데, 꿈속에서 조황할머니가 나타나서 어서 아들 길 떠나게 하라고 호통을 쳤대요. 부엌의 신 조왕신은 할머니 모습으로 그려져서 조왕 할머니라고도 부르는 것 같아요 ㅎ
아무튼 그래서 길을 떠난 강림도령이 어머니의 떡을 한짐 짊어지고 길을 떠나는데요. 어디로 가야하나 헤메는데 저만치에 어떤 할머니가 보이더래요. 그래서 길 좀 물어보려고 가는데 아무리 가도 저만치 앞에 가더래요. 강림도령이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도 걸어가는 할머니를 따라잡을 수 없어서 며칠동안 달려갔는데 드디어 할머니가 앉아서 쉬고 계시길래 따라잡았대요.
가서 보니 할머니가 바로 어머니의 떡을 드시고 계신 거에요! 알고 보니 조왕할머니셨어요 ㅎㅎ 아, 조왕신 등의 집안 신들은 각각 집마다 한명씩 있는 거에요. 그래서 각 집안 신들이 자기 집안 사람들을 지켜준다고 믿었다고 해요^^ 암튼 이 조왕할머니한테 아니 누구신데 우리 어머니 떡을 드시냐고 물어보니 '내가 바로 니 조왕할미다! (ㅋㅋㅋ)' 라고 호통을 치시며 사라지셨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하고 있는데 저만치 어떤 아이가 길을 가더래요. 그래서 또 길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이번에도 아이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며칠동안 달리다 겨우 겨우 아이가 쉬는 바람에 따라잡았는데 그 아이도 같은 떡을 먹고 있더래요.
아니 너는 누구인데 우리 어머니 떡을 먹고 있냐고 물어보니 그 아이는 문왕신이었어요. 그러면서 저 길로 쭉 가면 돌을 던져도 물결이 일지 않는 연못이 나올테니 거기에서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다해 빌면 세 신선이 나타날 거라고 알려주고 사라졌어요.
길을 가서 보니 정말 연못이 있어서 문왕신이 일러준대로 하니 세 신선이 나타나네요! 염라대왕을 잡으러 간다는 강림도령의 말에 신선들은 용기가 가상하다며 빨간 부채, 파란 부채, 쇠줄을 하나씩 주었어요. 길 가다 어려움이 생기면 사용하되 쇠줄은 염라대왕을 만날 때까지 쓰지 말라고 일러주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흔아홉 갈래 갈림길이 나오면 가지고온 어머니의 떡으로 상을 차리고 숨어있으라고 알려줬어요.
헥헥.. 좀 더 축약해서 갈게요 ㅠㅠ 길 가다 안개가 나와 길이 안보일 때 파란 부채 부치니 안개가 사라지고 어두워 안 보일 때 빨간 부채 부치니 밝아져서 보이게 되었대요. 가다가 아흔아홉 갈래 길이 드디어 나와서 떡으로 상 차리고 숨어 있으니 누군가가 나타나서 그 떡을 배불리 먹었대요!
"마침 배고팠는데 잘 먹었네! 누가 이걸 차렸는고?"
하고 묻길래 강림도령이 나가서 염라대왕 잡으러 왔다고 길을 알려달라고 말했대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자기는 저승차사 해원맥이라며 떡을 먹었으니 알려줘야겠다고 염라대왕 다니는 길을 알려주고 자기는 일이 있다며 바람 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해원맥!ㅋㅋㅋㅋㅋㅋ 영화랑 웹툰에서도 저승차사로 나오지요? 원래 이야기 보니 해원맥이 강림도령 차사 선배였네요! 그나저나 자기 상관 잡으러 간다는데 떡 하나 받아먹고 냉큼 불어버리고 튀었;;;; ㅋㅋㅋㅋㅋㅋ 우리 옛날 신화 이야기 참 재밌습니다! ㅋㅋㅋ
암튼 아무 생각 없이 다니던 길로 지나가던 염라대왕이 나타나자 쇠줄을 던졌더니 대왕님 가마가 꽁꽁 묶여서 움직이질 않아요. 처음에는 노했던 염라대왕이 이러 저러한 사건들 끝에 강림 도령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김치 고을에 가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고 합니다! .....이러 저러한 일들은 정말 정말 궁금하시면 저 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ㅠㅠ
암튼 해결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나자 염라대왕이 강림도령을 보고 매우 용맹하고 지혜롭다며 데려가서 저승차사로 쓰겠다고 말하고는 혼을 쏙 빼서 저승으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그 뒤로 강림도령은 저승 차사 중 으뜸인 염라 차사가 되었다고 해요~
헥헥... 요약해서 쓰고 앞뒤, 중간 내용 막 잘라먹었는데도 기네요 ㅠㅠ 이걸 하루에 다 읽어줬으니 득음한 느낌이 들만 했군요... 아하하 ^^;
ps. 너무너무 슬펐던 바리 공주님 이야기 ㅠㅠ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바리데기, 바리 공주님 이야기에요~ 을화였나 무녀도였나.. 그 중에 나오던 오구굿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인데요. 오늘 소개해드린 우리 신화 책에도 따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어요. 나중에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다주는 오구신이 되었으니 저승으로 데려가는 역할인 게 맞는 거긴 한데... 어흑... 웹툰에서 지하철로 변신한 바리공주님을 보고 기가 막혀서 눈물이... ㅠㅠ 우리 바리 공주님.. 어째서 노약자석 충만한 지하철로 변신을 하셨는지요오오 ㅠㅠ 웹툰 재밌어 보여서 보다가 혼자 바리데기호 지하철 보고 '공주니임~~~'하고 울었;;;;
아무튼..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신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웹툰도 영화도 좋은 것 같아요. 신기하죠? 저 머나먼 곳 그리스의 신들은 대부분 이름이라도 들어봤는데 정작 우리 나라 우리 신들은 이름조차 생소하다는 사실이.. 그래서 더 기를 쓰고 목이 아파도 아이들에게 우리 신화 책을 읽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 책 다 못 읽었는데.. 오늘 밤 엄마표 제멋대로 판소리 한 판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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