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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시키자니 아이가 안쓰럽고

공부를 안 시키자니 그래도 되나 걱정스럽고..

그래, 어차피 해야 한다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자!

  

이렇게 해서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집집마다 손맛 따라 적당히 간 맞추듯

내 아이에 맞게, 내 걸음에 맞게

적당히 간 맞춰주세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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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이에요. 구석기 시대에 굴러다니던 돌을 집어들었을 때부터, 그리고 그 이후 점차 더 세련된 도구를 만들어 내게 되면서 인류는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처음 인간이 하는 힘든 일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던 도구에서 산업혁명 때 놀라운 도약이 이루어졌어요. 바로 인간이 하던 힘든 일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 공장의 등장이지요. 그리고 이제 우리는 드디어 4차혁명, 컴퓨터가 인간의 육체노동 뿐 아니라 정신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요즘 4차혁명은 다들 관심을 가지고 계실 거에요. 사실 이것은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컴퓨터가 감히 범접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고도의 정신적 분야,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면서 특히나 한국에서 4차혁명에 대한 관심과 두려움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제 어떤 직업들은 컴퓨터에 일자리를 빼앗겨서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해요. 컴퓨터가 일자리를 빼앗아 버리면 특히나 단순노동을 하던 계층에서는 소득이 없어지게 되니 경제에 크나큰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단순히 아이들 교육만 놓고 보자면 지금 이 심각한 경쟁구조 속에서 아이들 열심히 공부시키는 것은 나중에 편하게 좋은 직업 얻어서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하는 일인데 지금 좋은 직업이 나중에는 아예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하니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사람을 도와주던 도구에 이제는 사람이 위협을 받는 시대가 오는 걸까요? 일부에서 말하듯 강인공지능에 의해 인류가 위협받게 되는 그런 무서운 상황이 정말 오는 것일까요? 아니면 결국 도구는 도구일 뿐일까요? 

정말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어요.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인공지능이란 것에 대해 공부해보고 미래를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게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새는 인공지능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하고 있어요. 나중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 부분도 여기에 조금씩 올려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이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본 부분들을 한번 적어보려고 해요. 

 

1. 수학, 세상을 바라보는 수와 논리

인공지능은 결국 컴퓨터에요. 비록 그 알고리즘이 인간의 신경망과 닮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알고리즘이 복잡하게 얽혀지고, 굉장한 성능의 컴퓨터가 계산에 계산을 거듭해 우리가 알던 컴퓨터와는 천지차이라고 할만한 격차가 벌어지기는 했지만, 결국 컴퓨터는 컴퓨터에요. (물론 나중에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현재까지는요) 이 컴퓨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계산식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냥 보고 알 수 있는 것, 저게 사람 얼굴이구나, 고양이구나, 나무로구나 하는 것을 예전의 컴퓨터는 이미지를 보고도 인식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여러 이미지를 학습 시켜서 컴퓨터가 이미지를 보고 사람처럼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학습 과정에는 여러가지 알고리즘과 수학적 지식이 필요했어요. 그런 수학적 계산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이미지자체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4차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인공지능 공부를 하면서 사실 수학I, 수학II, 미적분,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 단원이 나와있는 고등 수학 개념서 문제집을 샀어요. 학교 졸업 이후 내 인생에 필요가 없어진 내용 중 하나를 미적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공부하면서 보니 알아야 하겠더라구요.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한 가지로 된 만능 로봇이 아니에요. 인공지능은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 인공지능이라는 이름 아래 머신러닝, 딥러닝 등등의 여러 가지 종류에서 여러 가지 수학적 기반을 이용한 다양한 알고리즘들이 이용이 되고 있어요. 음성 인식에 최적화되 머신러닝과 필기체 인식에 유용한 머신러닝의 알고리즘이 달라요. 이게 일단 컴퓨터이다 보니 인풋을 넣으면 어떻게든 아웃풋을 내게 되는데 어떤 상황에 어떤 알고리즘에 따른 아웃풋을 가장 신뢰할만 한지, 혹은 지금 나온 결과물을 얼마나 믿을만 한지, 혹은 이 결과물이 의미하는 게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으려면 수학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해요. 

여기서 말하는 수학은 연산 잘하고 문제집의 고난이도 문제 잘 푸는 그런 수학이 아니에요. 이 세상의 본질을 수와 논리로 풀어내는 진짜 수학, 이 세상의 구현 원리를 밝혀내는 본질적인 수학이에요. 우리 아이들의 시대에는 바로 이 진정한 수학적 능력이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수학 공부는 문제집 공부가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수학적 개념을 그 속에서 읽어보고 적용해보는 그런 훈련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하여 나중에는 정말 책과 문제집에서 배운 공식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야겠지요. 미분이 단순히 방적식 그래프의 기울기를 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것, 적분이 단순히 그래프 밑에 색칠된 부분의 넓이가 아니라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의 총합을 의미한다는 것. 바로 이 진짜 본질적인 개념에 접근하는 수학 공부여야만 4차혁명 시대에 진정으로 의미있는 수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영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제 더이상 외국어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그 시대에는 이제 자동 번역기가 있을테니 굳이 힘들여 공부하지 않아도 자신의 모국어로 말하면 알아서 컴퓨터가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을 해 줄테니까요. 인터넷에서 영어로 된 자료를 찾았을 때 잘 모르겠다면 컴퓨터에 자동번역기를 돌리면 해결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정말 그걸로 된 것일까요?

여기에 반박하는 의견으로 아무리 컴퓨터가 다 해준다고 해도 그래도 인간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나 세밀한 감정 같은 것은 기계가 잡아낼 수 없으니 결국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나중에도 대우를 받지 않겠냐 하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또 자동번역기가 필요한 사람보다 그런 거 없어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도 더 인정받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구요. 아직은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지 알 수 없으니 이것도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지금보다 더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다른 이유 때문에 영어,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컨택트에 대해 후기를 본 적이 있어요. 직접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인상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게 된 주인공이 외계인의 생각하는 방식을 따라하게 되어 미래를 읽는 외계인의 능력을 얻게되는 이야기라고 읽었어요. 다른 부분도 생각할 내용이 많아지게 되는 영화인 것 같은데 특히 공감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 외계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외계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외계어가 아닌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우리의 말은 우리의 생각,사고구조를 반영합니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사과를 애플로 번역해서 말하면 영어권 사람이 알아듣는다 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모국어를 배우면서는 태어나서 자란 환경 속에서 다같이 공유하는 당연한 사고방식 역시 함께 배우게 됩니다. 외국어를 배우면서는 이 당연한 사고방식이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사고구조로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물론 다른 나라 말을 알지 못해도 나랑 다른 사고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직접 그 언어를 배우면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깨달음까지는 미치지 못해요. 내가 가진 사고방식의 틀을 깨고, 각 문화마다 다를 수 있는 차이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닮아있는 인류 근간의 공통점, 이런 것들을 깨우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은 외국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내려온 고전도 비슷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되면 고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풀어보도록 할게요 ^^) 그러니 4차혁명 시대가 오더라도 외국어 교육은 여전히 의미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3. 코딩교육, 일 이 돌아가도록 하는 알고리즘에 대하여

코딩 교육에 대해서도 요즘 열풍이 불고 있는것 같아요. 아이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도 컴퓨터 수업이 있는데 요새는 학교 수업 시간에도 컴퓨터 교육 시간이 들어가 있더라구요. 여기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많아요. 4차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코딩 교육 당연히 받아야 한다, 아니다, 프로그래밍 하는 것은 전문가가 알아서 하는 세부사항이니 이쪽 길로 나서지 않을 바에야 하지 않아도 된다, 공연히 사교육 분야 하나만 더 늘어날 뿐이다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공교육에서도 코딩교육을 도입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럼 대체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코딩학원 좋다는 곳을 알아봐서 보내면 되는 걸까요?

사실 저는 4차혁명 이야기가 이렇게 핫해지기 전부터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코딩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릴 때 학교에서 GW BASIC을 배우고 재미있어서 컴퓨터 학언에서 파스칼, 포트란 등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잠시 배웠던 적이 있는데요. 그 때 배웠던 알고리즘 짜는 법이 제게는 평생의 자산이 되었기에 그렇습니다. 제가 하는 일 자체는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짜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컴퓨터나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면 잘 몰라서 전문가에게 문의합니다. 제가 이야기 하는 부분은 오로지 알고리즘에 관한 거에요.

알고리즘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대체 알고리즘이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일이 돌아가도록 각각의 단계와 순서를 배열해놓은 설명서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뭐 굳이 그거 하나 배우겠다고 프로그래밍까지 배울 필요 없을 것 같다구요? 맞아요. 사실 꼭 프로그래밍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에요.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컴퓨터는 시키는 대로만 하고 결과물이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 반 아이들 중에서 추구 잘하는 아이들 열명의 이름을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짠다고 생각해볼게요. 자, 그럼 여기서 축구를 잘 한다는 것을 어떻게 컴퓨터가 알 수 있을까요?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우리 반 아이들 30명의 이름과 지난 다섯 번 축구 경기에서 그 아이가 몇번이나 슛을 했는지와 공을 가지고 있었던 시간, 그리고 득점한 점수라고 해요. 그럼 축구 잘 하는 아이는 뭐라고 정해줘야 할까요? 그냥 다섯번 경기한 동안 득점을 많이한 순서? 공을 가지고 있었던 시간이 길었던 순서? 아니면 슛을 시도한 숫자 중 득점을 한 비율이 높은 순서? 여기서 아주 기본적인 부분, 축구를 잘 하는 것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해요. 알고리즘을 짜려면 바로 이 부분, 일의 본질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이 일의 목표는 무엇인가를 알야야 합니다. 

축구를 잘한다는 것을 정의했다면 그 이후 열 명의 잘 하는 아이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알고리즘을 짜야 하는데 이 부분은 상당히 다양한 방법이 존재해요. 정답은 없고 정말 천차만별의 알고리즘이 있을 수 있죠. 어릴 때 컴퓨터 학원 선생님은 제가 희안한 방법으로 프로그래밍을 하면 '어.. 이렇게 해도 되네? 신기한 방법인데 이렇게 해도 가능하겠다' 하고 제 방법을 인정해주셨어요. 그걸 돌리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긴 하니 정답 페이지와 다르더라도 인정해주셨죠. 한 가지 일을 하는데 있어 만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토록 명확하게 눈으로 볼 수 있는 일도 드물 것 같아요. 또 프로그래밍은 중간에 실수하거나 빼먹으면 어김없이 에러가 나요. 좀 융통성 있게 봐주는 것도 없고 대충 알아듣는 것도 없어서 기어이 어느 부분에 논리의 오류가 있는지 찾아내지 않으면 가차없이 에러 메시지가 떴죠. 이렇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어떤 일이 돌아가도록 하는데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세부 단계를 짜는 알고리즘에 대해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 아이들에게 코딩교육을 꼭 시킬 예정이긴 한데요. 아직은 그저 코딩이란 무엇인지컴퓨터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아이들 소개용 책 정도만 보여주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지는 않아요. 프로그래머가 되도록 하는게 목표가 아니기도 할 뿐더러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면 또 모르겠지만요 ^^) 아직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기본적인 공부에 대한 태도와 습관, 흥미를 잡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좀 더 나중에 4학년쯤 되면 파이썬 정도 공부를 시켜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때 괜찮은 코딩학원이 있다면 학원을 보낼테고, 그렇지 않다면 집에서 저와 같이 해보는 정도로 해볼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길어져서 다음 이야기는 다음 번 포스트에 올려야겠어요. 다음에는 4차혁명 시대에 인문 교육에 대해서,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법에 대해서, 그리하여 새로운 시대 속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도록 돕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조금 무거운 주제라 쓰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혹시 기다리시는 분들 계시면 다음 번 이야기도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과연 계실지는 모르겠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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