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 6학년 올라가는 첫째 아이는 수학 공부 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물어봐요. 그럼 함께 문제를 살펴보다 보면 저절로 풀리기도 하더라구요 ㅎㅎ 제가 가르치는 재능이 없어서(;) 수학 공부를 엄마표로 하지는 않고 진도 나가는 건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는데요. 숙제 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그 부분만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모르는 수학 문제 물어봤을 때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저희 집에서 사용하는 방법 소개해봅니다 ^^
아이가 어려서 아직 저학년일 때에도 모르는 문제 알려주는 방법에 대해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어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 아이가 수학문제 물어볼 때 대답하는 5단계 방법 (tistory.com)
위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자세한 내용 보실 수 있습니다 ^^ 간단히 뼈대만 소개하자면 기본은 문제를 끊어 읽어서 어떤 조건을 가지고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어요.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어요.
<초등 저학년: 아이가 수학 문제 물어볼 때 대답하는 5단계 방법 정리>
1. 멀리서 듣기
1) 문제 큰 소리로 읽기
2) 아이의 말로 문제 설명하기
2. 끊어 읽도록 해주기
1) 아이 스스로 끊어서 읽어보기
2) 엄마가 끊어서 읽는 것 도와주기
3. 조건과 구해야 할 답 알려주기
4. 조건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5. 개념 설명
(6. 오래 오래 푸는 문제)
각 항목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위에 있는 게시글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동안 이렇게 아이에게 모르는 문제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수학 공부도 점점 어려워져요. 그래서 이제는 모르는 문제 알려줄 때에도 좀 더 세부적으로 깊이 들어가야 하더라구요. 기본적인 뼈대는 저학년 아이에게 설명해 줄 때와 비슷한데 문제를 파악한 이후에 답까지 접근하는 법에 대해 탐색하는 부분이 조금 더 들어갑니다.
<초등 고학년 이후: 아이가 수학 문제 물어볼 때 알려주는 법>
1. 문제 차분히 다시 읽기
저학년 때 했던 1~3단계를 고학년 때에는 한꺼번에 합쳐서 해요. 이제 문제를 다시 차분히 읽으면서 주어진 조건과 구해야 할 답을 살펴보도록 하는 건데요. 신기하게 이 단계에서 안 풀리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서 주루룩 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도 처음 문제 볼 때보다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고 난 다음 다시 문제를 보면 봐야할 단서를 좀 더 잘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
2. 조건 식으로 만들기
1단계를 지나도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라면 이제는 글로 쓰인 조건을 식이나 그림으로 바꿔보면 좋아요. 문제에 직접적으로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유추해낼 수 있는 아는 조건을 다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주어진 조건을 식이나 그림으로 만들고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면 보이지 않았던 단서가 보이기도 하거든요. 간혹 어떤 문제는 글로만 볼 때는 복잡해 보였는데 이렇게 바꿔놓으면 생각보다 쉬워지기도 해요 ^^
3. 미로처럼 거꾸로 찾아보기
대부분의 응용단계 및 간단한 심화문제는 1, 2단계 정도에서 답이 나와요. 그래도 안되는 문제라면 이리 저리 좀 꼬아놓은 문제일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거꾸로 생각해보면 좋아요. 미로찾기 할 때도 시작 위치에서 찾아가는 건 어려워도 출구에서부터 거꾸로 찾아가면 쉽게 길이 보이잖아요! 수학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답을 찾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거꾸로 찾아가다 보면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길이 보입니다!
4. 해답 보기
그래도 안 풀리면 그냥 답을 보기도 해요 ㅋㅋㅋ 2, 3 단계에서 얼마나 시간을 쓸지는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오기가 생겨서 이건 끝까지 가겠다 싶으면 그것도 좋아요. 하지만 그냥 답 보겠다 하면 해답을 보고 어떻게 푸는 건지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혹시 이 문제를 풀 때 필요한 개념이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그런 거라면 이 때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확실히 다지고 가면 되는거죠! 그리고 이렇게 틀린 문제를 다음에 다시 만나면... 대부분 다시 틀려요! ㅋㅋㅋㅋ
그게 당연한 거에요. 살다 보면 의외로 굉장히 안 외워지거나 자꾸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 하나씩 있지 않나요? 이 단계까지 와야 했던 문제는 대부분 그런 부분과 관련된 것 같아요. 다행히 사람은 반복적으로 노력하면 그런 부분도 익힐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이 부분은 부담없이 계속 틀리면서 맞을 때까지 반복하면 됩니다 ㅋㅋㅋ
사실 이렇게 반복하는 부분은 제가 고등학생 때 했던 방법이구요.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렇게까지 해보지는 않았어요 ^^; 다만 비슷한 문제를 틀린 거 또 틀려서 우울해하는 아이에게 엄마도 그랬다고, 다섯 번은 틀려야 여섯 번째 가까스로 맞출 수 있었다며 잊어버려도 된다고 위로해줬어요. 수학은 자신감이 9할인 과목 같아요. 내가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위축되면 안 풀립니다. 몰라도 되고 틀려도 되고 그냥 도전하다 보면 될 거라고 스스로를 믿는 마음. 이게 수학의 그 어떤 개념보다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
사실 저희 집 기준으로는 아이가 모르는 문제를 물어볼 때 위의 1~4단계 중에서 1단계에서 절반쯤 풀리고, 2-3단계에서 또 대부분 풀려서 4단계까지 가는 문제는 대략 10% 정도에요. 1단계에서 풀리는 경우 심하면 문제를 절반쯤 읽다가 아이가 "아! 됐어요!" 라고 하며 풀리기도 하죠 ㅋㅋㅋ 그런데 이건 저희만 해당하는 경우는 아니구요.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경우에는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몰랐던 문제가 스르르 풀리는 경험을 한다고 해요. 예전에 자기주도학습 관련 글 쓸 때도 늘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입니다. 아이와 마주했을 때 사랑한다는 말이 어색하다면 지금은 공부가 아닌 다른 걸 챙길 때라고 생각합니다. 쉼 쉬듯 공기처럼 물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부모의 사랑을 느낄 때 아이는 마음껏 자신의 세상을 넓혀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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