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시키자니 아이가 안쓰럽고
공부를 안 시키자니 그래도 되나 걱정스럽고..
그래, 어차피 해야 한다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자!
이렇게 해서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집집마다 손맛 따라 적당히 간 맞추듯
내 아이에 맞게, 내 걸음에 맞게
적당히 간 맞춰주세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시작합니다 ^^
------------------------------------------------------
요즘은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아직 어린 나이에 SR 레벨이 높은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 7-8세 정도에 SR 지수가 3-4 정도 나오는데 초등 1-2학년에 SR지수가 더이상 오르지 않는 정체기가 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하면 SR 지수를 더 올릴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생각해보면 이 시기는 정체기가 아니라 사이사이 비어있는 곳을 채우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차곡차곡 잘 채워지면 그 이후에 다시 SR 지수는 올라가게 됩니다. 초등 저학년 SR 정체기, 오늘은 이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
SR 지수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글 여러번 올렸었어요. 예전 글 다시 한번 곰탕처럼 우려먹어봅니다 ㅎㅎㅎ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SR 지수: 아이의 읽기 실력 (3점대 - 3학년 수준, 4점대 - 4학년 수준, ... )
AR 지수: 각 영어책의 리딩 레벨 (3점대 - 3학년 아이가 이해하는 단어들로 쓰인 책)
AR 포인트: 책의 글밥 양 (0.5점 - 리더스북, 1.0 - 초기 챕터북, 점수 올라갈 수록 두꺼워짐)
대충 아이의 학년과 점수가 비슷하게 가는 게 원래 SR 지수의 의미이니 사실 아이 학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라면 딱 적당하게 가는 중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워낙 어릴 때부터 시작하다 보니 심심치않게 7세에 벌써 3-4점대인 아이들도 많고 그 이상의 SR 지수를 보이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 SR 지수는 말 그대로 그 연령대 아이의 평균적인 어휘력을 대략 계산해서 낸 점수이니 자기 나이보다 높은 점수 나오는 것도 가능해요. 사실 아이들이 쓰는 단어가 아주 어렵거나 많지는 않으니 조금 꾸준히 열심히 한다면 어린 아이여도 원래 나이보다 좀 더 높은 SR 지수를 받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초등 1-2학년 아이가 대략 3-4점대 정도 SR 지수 보이는 지점에서 몇 달에서 1년 이상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경우가 꽤 있어요. 영어책도 많이 읽고 그 사이 영어 공부를 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아마도 그건 아이의 어휘력과 이해력 사이에 벌어진 틈이 생겨서 그런 건 아닐까 싶습니다.
Holes, 아이들도 재미나게 잘 읽는 책이죠! 저도 엄청 좋아하는 책이라 아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레벨이 되었을 때 기쁜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책이고, 재미난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진짜 주제는 '자신의 일에 남 탓을 하지 않고 오로지 전적으로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올렸던 정답이라는 이름의 허상 글에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 올려놨어요 ^^
아무튼 이 책의 AR 레벨은 4.6이에요. 그래서 이미 SR 지수 4점대였던 첫째 아이와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분명 아이는 저와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으며 같은 단어로 된 문장을 읽고 이해했어요. 네, 문장을 읽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딱 거기까지였어요. 아이는 아직 행간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재미난 문장들을 읽고 아이는 재밌어 했어요. 이야기를 읽고 줄거리를 파악하고 즐거워했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가 전해주는 깊은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인종차별에 관한 에피소드는 아예 상황 파악조차 되지 않았구요.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라 한시라도 빨리 같이 아이와 공유하고 싶었던 터라 너무 급했던가봐요. 아직 때가 아니었던 거죠 ^^;
그래서 저희 아이를 다시 돌아보니 SR 지수 4점대라는 붕 뜬 점수가 아니라 아직 어린 저학년 아이의 모습이 다시 보이더라구요. 열심히 영어 공부해서 단어 뜻도 알고, 문장 해석할 줄도 알고, 재미난 이야기 읽으면 즐거워 하고.. 비록 저 책 속의 깊은 뜻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즐겁게 책 읽으며 웃고 있는 어린 아이. 사실 이때부터 SR 지수에 대한 집착을 좀 버렸던 것 같습니다. 애써 부인하고 있었지만 점수라고 이름 붙어 있으니 어쩐지 계속 쭉 올려야 한다고 집착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거 그냥 놓아도 된다고 이때부터 진짜 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리 단어공부를 하고 책 읽고 퀴즈를 풀어봐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인생의 깊이는 딱 아이가 겪어본 만큼 밖에 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좀 편하게 아이가 즐겁게 읽는다면 어떤 책을 읽어도 좋다고 내려놓았었어요. 워낙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한글책, 영어책 가리지 않고 읽었었는데요. 신기하게도 어느 시기에 한글책에 푹 빠져서 정말 한글책을 앉은 자리에서 책장 한 칸씩을 들어내며 읽었던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SR 정체기에서 벗어나 다시 SR 지수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영어책은 안 읽어서 약간 걱정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시기가 지나고 SR 지수가 올랐어요. 저희 아이 말고도 종종 SR 지수 안 오르다가 한글책 독서를 많이 하고 올랐다는 이야기를 꽤 들어봤는데요. 그건 아마도 그동안 군데 군데 비어있던 어휘력과 이해력 사이의 틈새가 메워져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 영어 공부를 계속 하고 있었으니 영어 실력도 나이에 맞게 자라고 있었을 거에요. 하지만 그 내용 속에서 파악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배경지식도 부족하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아서 SR 지수가 더이상 오르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한글책을 읽으면서 부족했던 배경지식이 채워지고, 어떤 현상에 대한 이해력도 높아지면서 오히려 영어책 읽는 SR 지수도 함께 올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모국어를 잘해야 영어도 잘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마도 이런 의미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는 책들 중 AR 레벨이 4-5점대인 경우도 상당히 많더라구요. 오히려 4점대인데 아직 아이가 읽고 깊이 있게 파악하기에는 이른 책도 많구요. 해서 아이가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읽도록 하고 억지로 AR 레벨을 높이기 위한 독서는 차츰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지난 번 스스로 숙제 챙겨서 하는 아이들 ^^ 글에서 초등 4학년 아이 SR 지수 8점대가 나왔다고 자랑했는데요 ㅎㅎ 사실 자기 학년보다 높은 지수가 나온다면 더이상 점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그저 아이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재미나게 읽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다 높은 지수의 책들은 지금 읽으면 딱 지금만큼의 얕은 내용만, 겉핥기 식으로만 파악하게 되는데요. 좀더 나중에 커서, 그만큼 높은 이해력과 배경지식, 경험이 쌓인 이후에 읽으면 보다 깊은 내용을 깨닫게 될 것 같아요. 해서 아이들 책은 연령에 맞게,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책 위주로 읽히고 있습니다 ^^
뭐 그래도 적당히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를 때 이 SR 지수와 AR 레벨을 보고 고르면 편해요. 아주 100% 맞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지침이 되니까요. 그동안 올렸던 관련글로 오늘 이야기 마무리합니다 ^^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AR 레벨별 도서 목록
: 리더스북 ~ 초기 챕터북
: 초기 챕터북 ~ 두꺼운 소설책으로 넘어가는 단계
: AR 4~6 점대 책들 엑셀로 정리한 목록
오늘 내용이 재밌으셨다면
요기 아래 공감 버튼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누르실 수 있답니다 ^^)
↓↓↓↓↓
'즐거운 영어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 크리스마스~ (14) | 2021.12.24 |
---|---|
영화 이야기로 된 챕터북들 (AR 4점대) (25) | 2019.12.07 |
Brussel Sprouts! 방울 양배추를 먹어보자! (25) | 2019.10.15 |
영어 교육 관련글 모음 (15) | 2019.09.18 |
넷플릭스! 초등 고학년 볼만한 시리즈 목록 (22) | 2019.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