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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시키자니 아이가 안쓰럽고

공부를 안 시키자니 그래도 되나 걱정스럽고..

그래, 어차피 해야 한다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자!

  

이렇게 해서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집집마다 손맛 따라 적당히 간 맞추듯

내 아이에 맞게, 내 걸음에 맞게

적당히 간 맞춰주세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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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의 목표가 서울대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어... 그렇다고 하버드가 목표면 좋겠다는 건 아니구요 ㅋㅋㅋ 음.. 아이들에게 공부가 재밌어지도록 낚시질을 하다보니 아이들에게 공부란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교육열이 높아서 아이들이 이것 저것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쩐지 그 모든 교육열의 종착지는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인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건 좋은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흐름에 휩쓸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면서 보다 멀리 보는 걸 잊어버리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잡아보려 생각해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의 목표가 서울대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사용하는 물건 중에 줄이 달려 있어서 불편한 제품이 하나 있었어요. 줄이 달려 있어서 이리 저리 옮길 때 걸리적 거리더라구요. 마침 그 제품을 개발하는 곳에서 신제품을 만들 계획이어서 그 물건 줄 달린 거 말고 무선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죠. 그 쪽에서는 흔쾌히 무선 제품 개발 가능하다고 이야기 해주셨죠!

드디어 무선 제품이 도착한 날! 대박이었습니다! 그 무선 제품은... 적외선으로 무선이 되는 거라 일직선 상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거더라구요! ㅋㅋㅋㅋ 줄이 달려 있을 때에는 걸리적 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 저기 옮길 수 있었는데.. 이제는 무선이지만 적외선 포트를 맞춰야 해서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직선 상에서만 조심 조심 옮겨야만 하게 되었답니다! ㅋㅋㅋㅠㅠ

가끔 우리는 과정에 집중하다가 목표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 제품도 무선으로 만드는 목적은 걸리적 거리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한 거였는데.. 무선으로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 무선이 되긴 했지만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말았죠. 아니, 이 경우에는 목표가 뭔지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고 무조건 무선으로 만드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달까요? ㅎㅎ 어쩌면.. 우리의 높은 교육열은 지금 무선 제품 만들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는 꿈이 뭐니? 하고 물으면 무슨 무슨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너는 왜 공부하니? 물으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맞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가지면 좋은 일인 거 맞죠. 그런데 어쩐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어른인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바랐던 것은.. 사실은 행복해지는 일 아니었을까요? 좋은 대학도 좋은 직장도 그 모든 것은 사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도움이 되는 도구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원했던 것 아닐까요?

꿈과 직업에 대해 한동안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4차혁명 시대에 기존의 직업은 사라지는 것도 많을 것이고 우리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직업이 나타나기도 할 거에요. 그 와중에 우리 아이들 시대에 직업이란 어떤 형태가 될까요? 아니, 우리 아이들은 어떤 꿈을 가져야 할까요?

우선 아이가 계속 해야 하는 일은 일단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아이가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살아서, 스스로도 보람찬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행복이란 쫓아가면 저멀리 달아나고, 해야할 일을 충실히 해나가는 과정 중에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이니까요.

 

홍익인간 (弘益人間)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우리 나라의 건국이념이 사실은 정말 멋진 꿈을 향한 나침반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아이들의 꿈은 어떤 학교, 혹은 어떤 직업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돕는, 그런 멋진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특정 학교나 직업이라는 굴레에 얽메여 무선 기계처럼 일직선에서만 움직이지 말고,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치며 멀리 멀리 날아가면 좋겠습니다.

 

 

꿈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길버트의 말이 떠오릅니다. 길버트는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기로 결심했죠.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add a little to the sum of human knowledge that all the good men have been accumulating since it began. The folks who lived before me have done so much for me that I want to show my gratitude by doing something for the folks who will live after me.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좋은 사람들이 쌓아온 인류의 지식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고 싶어. 앞서 살아온 분들이 우리를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해주셨어. 그래서 우리 뒤에 올 후손들을 위해 무언가를 함으로써 그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은 누군가의 수고와 노력으로 얻어진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쓰고 있는 전기와 이런 컴퓨터 같은 것도 누군가 처음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쓸 수 없었겠죠. 이름이 알려진 분들 말고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제로 인류의 지식과 기술이 쌓이는데 도움이 된 분들도 많을 거에요. 어쩌면 인류의 발전은 쌓여있는 컵 위로 물이 한방울씩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건 아닐까요?

빈 컵을 누군가 한 명의 힘으로 다 채울 수는 없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모아서 한 방울씩 컵을 채워가면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을 채우는 사람이 마침내 컵의 물을 흘러넘치게 해서 새 시대의 지평을 여는 과학자나 발명가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그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을 채우게 되는 사람이 된다면 무척이나 영광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후세에 흘러넘칠 그 한 방울을 위해 add a little, 조금이라도 인류의 지식이라는 컵을 채우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사실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건 첫째가 학교에서 받아온 영재원 모집 가정통신문 때문이에요 ㅎㅎ 대학부설 영재원의 경우 슬슬 신청 시즌이 돌아온 것 같은데요. 작년까지는 아무데도 신청할 수 없었는데 올해부터는 조금씩 신청 가능한 곳들이 보이네요. 뭐 영재원에 반드시 가야하는 건 아니겠고 또 가는게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아닐지도 모르긴 하지만 영재원은 뭐고 어떻게 들어가나 알아보긴 했어요 ㅎㅎ

지원 서류에는 아이가 직접 쓰는 자기소개서도 있고 부모가 작성하는 보호자 의견서도 있더라구요. 보호자가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은 어떤지에 대해 쓰는 건가보다 하고 읽어보다가 문득 한 가지 문항을 보고 멈칫 했습니다

지원자는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 그랬죠.. 지금 알아보고 있던 곳은 영재원, 영재 아이들을 위한 곳이고 보통 영재들은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는 규칙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고 규칙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반대쪽 극단의 모범생 타입인데요? 솔직히 순간 영재원에 붙으려면 사실대로 쓰면 안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ㅋ 하지만....

영재가 아니어도 좋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발 앞에 있는 것만 보고 달리다가 내가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왜 달리는지 잊어버리면 안된다구요. 내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면 도와줄 일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내 아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이입니다. 공부 못해도 괜찮습니다. 영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영재원에 붙기 위해 내 아이를 그 틀에 맞추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져요 ㅋㅋㅋ 아이가 쓰는 자기소개서도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읽어봅니다. 생각보다 문항이 괜찮아요. 영재원에 붙든 떨어지든 자기소개서에 나오는 내용을 같이 한 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재원에서도 지금까지 여러 아이들 보고 가르쳐보셨으니 어떤 아이가 영재원 수업으로 도움을 받을지 잘 아시지 않을까요? 그러니 자기소개서는 있는 그대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재원 수업과 맞는 아이라면 뽑히겠고, 아니라면 말겠죠 뭐 ^^;

영재원이야 뭐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의 일이니 마음 편히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데요. 앞으로 아이 앞에 놓인 길에는 수많은 관문들이 있을 거고 실패하는 일도 많을 거에요. 아니.. 실패라는 단어는 맘에 들지 않으니 잠시 넘어지는 거라고 할까요? ㅎㅎ 하지만 그 때마다 그 관문들은 넘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일들일테니 넘어지면 아프고 슬프겠죠. 부디 그 때 넘어진 아이가 중간에 그저 도와줄 도구일 뿐인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잠시 울고 나서는 툭툭 털고 일어나 자신의 길을 씩씩하게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뭐.. 제목에 저희 아이 목표가 서울대가 아니면 좋겠다고 거창하게 쓰기는 했지만 솔직히 만약 진짜 된다면 좋을 것 같긴 해요! ㅋㅋㅋ 무척이나 좋은 도구잖아요. 많은 것들을 편하게 다룰 수 있게 해주는 편리한 도구. 하지만 그것에 얽매이게 된다면 그 때는 그저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무선 기계가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보다 더 먼 곳을 보고, 진짜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멋진 도구를 잘 활용해서 저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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