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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식물 정말 정말 잘 못 키우는데요. 지난 번 아이들이 씨앗을 심어서 채소들을 키워보고 싶다고 해서 거실에 텃밭을 꾸미게 되었어요 ㅎㅎ (아파트 거실 텃밭에서 채소들이 자라나요~) 그런데 생각보다 잘 자라나서 정말 정말 신기했는데... 그랬는데... 크흑 ㅠㅠ 아무래도 우리 채소들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우리 오이가 떠나가고 있어요 ㅠㅠ

딸기와 토마토는 새싹에서 거의 자라지 않고 숨만 붙어있는 상태(;;)라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오이와 봉숭아는 쑥쑥 자라고 있었거든요. 잘 자라서 오이는 정말 수확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ㅠㅠ 정들었던 우리 오이, 그동안 자라왔던 모습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아파트 거실 텃밭 - 정들었던 오이의 일대기>

2018년 5월 새싹 ~ 어린 잎 시절

지난 번 올렸던 사진이에요~ 다있소 출신 화분 네 개에 각각의 채소들을 심어봤어요~ 5월에 심었으니 대략 두달 조금 넘었네요 ^^

떡잎이 나오고 그 다음 제대로 된 잎이 나오고 있어요! 오이 잎사귀가 꼭 깻잎 같지 않나요? ㅎㅎ 이런 거 처음 봐서 오이 잎사귀가 이렇게 넓고 큰지 몰랐어요 ㅋㅋ

2018년 6월, 덩굴 줄기가 나오다!

오오오, 덩굴줄기가 나오면서 여기 저기 휘감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지대를 만들어줬어요. 야심차게 집에서 버블티를 해먹겠다며 잔뜩 사다놓은 굵은 빨대가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네요! 아하하 ^^;

옆에 있는 봉숭아도 쑥쑥 자랍니다~ 오이랑 봉숭아 둘은 아주 아주 잘 자라고 있어요~ 봉숭아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쑥쑥 키가 커져서 재밌더라구요! 그에 비해 오이는 조금 천천히 자라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새로운 잎사귀가 나오는 걸 보는게 재밌었어요 ㅎㅎ

얘는 토마토에요. 여기까지는 좀 자라긴 했는데... 딸기와 토마토는 새싹보다 조금 큰 상태에서 더이상 자라지 않네요;;; 아마도 화분에 옮겨심을때 큰 친구들 옆에 너무 가까이 붙여서 그런 것 같아요; 햇빛을 받을 수가 없어서 정말 살아만 있는 상태입니다; 얘들아 미안 ㅠㅠ

 

2018년 7월 초, 꽃봉오리가 생기다!

잎사귀는 많이 나오는데 꽃은 대체 언제 피는 걸까 궁금해하며 보던 중, 꽃 봉오리를 발견했어요! 덩굴줄기가 하늘 위로 뻗어나가는 바로 밑부분 보이시나요? 아주 아주 자그마한 것이 있는데 평범한 잎사귀가 아니라 바로 꽃이 될 봉오리 부분입니다!

확대해서 보니 조금 더 잘 보여요! 마치 초록색 동그란 열매 위에 초록 왕관을 씌워놓은 것 같지 않나요? 아마도 저 초록 왕관이 꽃받침이 되는 부분 같아요! 우와! 어서 어서 꽃이 피면 좋겠어요!

봉숭아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봉숭아는 꽃이 필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첫째가 슬퍼했어요. 오이는 둘째가 키우고 봉숭아는 첫째가 키우는 거라서요; 그래도 기다려주면 나중에 예쁜 꽃을 피울 거라고 달래줬어요~ .....근데 진짜 나중에는 꽃이 피는 거 맞을까요?;;; 저도 처음이라 사실은 잘 모르면서 괜히 자신있는 척 달래줬는데 잘 모르겠어요;;;

 

2018년 7월, 며칠 후 드디어 노란 꽃잎이 나오다!

드디어 이제 노란 꽃잎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우와! 너무 너무 신기해요! 조금 더 나오면 꽃이 활짝 피겠죠? 여기는 거실이라 벌이나 나비가 없으니 붓으로 수정도 시켜줘야 할 것 같아요! 이쯤에서 다같이 기뻐하기 위해서 오이랑 봉숭아 둘 다 첫째랑 둘째가 다같이 키우는 걸로 합의를 봤어요~ 그래야 오이도 나눠먹고 봉숭아 물들이기도 함께 할 수 있을테니까요 ㅎㅎ

봉숭아는 아직 꽃봉오리가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쑥쑥 잘 자라고 있습니다~ 봉숭아도 어서 꽃이 피면 좋겠어요!

 

2018년 7월, 현재, 오이꽃이 떨어지다..

오이꽃이 활짝 필 거라고 생각했는데... 봉오리채로 바닥에 떨어져버렸어요 ㅠㅠ 그래서 살펴보니 다른 꽃봉오리들도 건강해 보이지 않고 달려있는 줄기가 말라가는 것처럼 보이네요 ㅠㅠ

바닥에 떨어져버린 오이꽃.. 그리고 달려있는 꽃봉오리도 조만간 떨어질 것처럼 보여요 ㅠㅠ 왜 이럴까 주위에 물어봤는데요. 그건 아마도 바람이 없어서 그럴 거라고 하더라구요. 자연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오이꽃은 피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아파트 거실 텃밭에서도 오이가 잘 자랄거라 생각했는데.. 물과 흙과 햇빛이 있어도 바람이 없으면 자랄 수 없는 거였나봐요. 흑흑 ㅠㅠ

우리가 무심히 누리고 있는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이, 사실은 참으로 정교하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걸 채워주고 있었나봅니다. 그냥 자연에서, 탁 트인 땅에서 자랐더라면 비가 와서 물을 주고, 햇님이 빛을 주고, 수시로 부는 바람이 꽃도 활짝 피게 해줬을텐데.. 무리해서 집 안에서 오이를 키우려고 했던 게 실수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두달 남짓 되는 기간동안 푸른 잎사귀로 씩씩하게 자라줘서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오이꽃이 떨어지면서 잎사귀들도 약간 시들시들해지는 것 같아서.. 아마도 우리 오이는 떠날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 ㅠㅠ 오이야 안녕, 그동안 즐거웠어...

 

 

ps. 너는 대체 누구냐?!!

 

아파트 거실 텃밭에서 채소들을 키우다가 어느 날 난데없이 싹이 하나 올라왔어요. 흠칫 놀라서 이건 대체 뭔가 하고 보니... 오이가 자라는 걸 보고 신이 난 둘째가 수박을 먹다 씨 하나를 저기에 묻었다고 하네요;;; 아하하 ^^;

 

뭐.. 이번에 심었던 오이, 딸기, 토마토, 수박(?)은 제대로 자라지 못했지만.. 아직 봉숭아가 남아있어요! 오이 꽃이 떨어져 버리는 걸 보니 봉숭아는 과연 끝까지 잘 자랄 것인지 걱정되기도 하지만ㅠㅠ 부디 끝까지 잘 버텨줘서 예쁜 꽃을 피워주면 좋겠어요! 우리 봉숭아 화이팅~~~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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