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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27
지난 번에 무료로 eBook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서 소개했었는데요 (가을 독서의 계절, 무료 eBook 받아보세요~) 예스24 북클럽 이벤트는 이제 종료가 되었어요 ㅎㅎ 그래도 덕분에 재미나고 유용한 책들 잘 읽었습니다 ^^ 오늘은 그 중에서 한 권 기억에 남았던 책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바로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책입니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처음에는 그냥 지혜로운 삶에 대한 자기계발서 종류겠거니 하고 봤는데.. 사회심리학 분야를 소개해주는 책이네요! 개인적으로 심리학 책은 여러 권 봤었는데 사회심리학이라는 분야는 조금 생소했어요. 한동안 '넛지'라는 책도 유행했었는데 그 때도 책을 읽어보지 못했었는데요. 이번에 읽으면서 보니..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도록 낚시질 하는 입장에서 너무 너무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ㅋㅋㅋ 낚시질 비법을 총망라한 책이랄까요? 이건 뭐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용할 뿐더러 스스로의 습관 조절을 위해 응용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 낚시질 대백과사전 격의 굉장한 책을 만났습니다!
막연하게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람의 자유의지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설문조사를 할 경우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그걸 종합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는데요. 이 때 설문조사의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져서 전혀 다른 결과를 얻기도 하죠. 단순히 설문조사 뿐만 아니라 질문의 방식, 제품 배치 방식의 변화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조금씩 들어보긴 했었어요. 그래서 마트에서 계산대 근처에 간단한 껌이나 사탕을 배치하고, 광고라는 게 존재하기도 하니까요.
평균적인 사람들의 생각, 감정, 선택,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 사회심리학이라고 소개가 되는데요.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크게 다섯 가지 내용이 나옵니다
1. 소박실재론: "나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라는 착각
2. 상황이 발휘하는 힘: 상황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경우
3. 틀 짜기, 이름 붙이기, 딱지 붙이기: 상황에 대한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4. 행동이 정신을 지배하는 원리: 일단 움직여라!
5. 시야의 열쇠구멍 넓히기: 멀리서 바라보기
소박실재론은 한 마디로 "나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주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라고 느끼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평균적인 사람들의 생각이 다 이렇다고 하네요. 그러니 우리는 모두 자기는 객관적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입장에 따른 편파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게 정상이라고 합니다 ㅋㅋㅋ 그러나 사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경험과 입장이 있으니.. 객관적인 시선이란 건 없다고 봐야 맞는 것 같아요. '허위합의 효과'라는 것도 재밌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입장이라면 다 이렇게 행동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라고 합니다. 또 무언가를 예측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뛰어난 개인이 예측한 하나의 값보다 무조건 여러명의 의견을 평균낸 것이 실제값과 비슷하다고 해요. 그러니 어떤 것에 대한 의견이 나와 정반대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의견과 내 의견을 합해 평균을 내면 원래 내 의견보다 참 값에 가깝다는 것이죠. 인정하기 싫어도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ㅎ
상황이 발휘하는 힘은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바람직한 행동은 하기 쉽게 만들고, 그렇지 않은 건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만드는 것도 사람들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데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 쓰레기통을 비치해놓으면 쉽게 분리배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일단 공을 경사로에 올려놓으면 저절로 굴러가게 되는 것처럼, 어떤 행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들도록 어느 시점까지 도와주면 점차 저절로 그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건 아이들이 어릴 때 습관을 잡아주면 나중에 공부습관 들이는데 더 편하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네요 ㅎㅎ
틀 짜기는 이름 붙이기 혹은 딱지 붙이기라고 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어떤 행동에 어떤 이름이 붙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이미지, 의미 부여가 이루어지는데, 그 의미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었어요. 아까 재활용 쓰레기통을 비치하는 건 그 행동을 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환경이라고 했지요? 거기에 덧붙여서 바로 이 틀 짜기 효과가 더해진다고 해요. 바로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으니 건전한 시민이라면 재활용을 분리배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죠.
행동이 정신을 지배하는 원리도 재밌었어요. 진짜로 이뤄질 때까지 진짜로 이뤄진 것처럼 행동하라는 말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신체 동작을 바꿈으로써 진짜로 감정을 고양시키거나 누그러뜨릴 수 있고, 그에 따라 진짜로 그렇게 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나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간혹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가 있었는데요. 그럴 때 말로 왜 그래야/그러지 않아야 하는지 설명해주기보다는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말로 달래주면서 그냥 행동으로 아이가 해야할/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도록 몸으로 상황을 만들어주면 좀 더 쉽게 진정이 되기도 했었어요. 바로 이게 행동이 정신을 지배하는 원리와 같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미 행동이 그렇게 되어 있으면 정신은 더 설득하기 쉬워지거든요 ㅎㅎ 자신감 있는 자세를 취하고 난 다음 면접을 본 경우가 움츠러든 자세를 취한 다음 본 경우보다 실제로 면접 점수도 높았다고 하니, 행동으로 먼저 정신을 지배하는 걸 실제 면접 시험 등에서 응용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시야의 열쇠구멍을 넓히는 것은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며 꼭 필요한 일 같아요. 간혹 아이들과 아웅다웅 하다보면 바로 눈앞의 일에 눈이 멀어서 좀 더 멀리 보면 괜찮았을 일을 가지고 언성을 높이기도 하거든요 ^^; 특히나 요즘처럼 교육열이 과잉된 시대에는 멀리 바라보는 걸 의식적으로 연습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다섯 가지 개념을 설명한 다음 책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 해결을 위한 지혜로운 방법은 무엇인지,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한 여러 가지 방편들과 기후변화에 우리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
간단하게 정리해보느라 생략한 내용이 많아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개념도 있구요.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이 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거나 무언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은 경우, 혹은 저처럼 아이들이 공부 즐겁게 하도록 낚시질을 해보기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 강력히 추천합니다! ㅎㅎㅎ
ps. 이 방에서 가장 잘 낚이는 사람 ㅋ
책을 읽었으면 바로 실천을 해봐야지요ㅋ 책에 나온 문장 중 이 문장이 마음 깊이 와서 박혔습니다
"보상과 처벌의 규모가 크다고 효과도 더 크지 않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행동 말고 내재된 감정과 동기를 바꾸는 게 목적이라면 보상과 처벌 규모가 작을 때 오히려 효과적이다."
어느 정도는 직관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칭찬스티커를 보상으로 사용하다가 아이가 자기가 해야하는 행동으로 딜,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그 시스템을 중단하면서 그 행동은 스스로를 위한 행동이라고, 그걸 엄마에게 해주는 게 아니라 그 행동을 하면 아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었죠.
자,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은 규모의 보상 시스템과 틀 짜기, 이름 붙이기 효과를 응용해보도록 합시다. 저희 아이들에게 연산을 시키고 있는데요. 다른 건 어느 정도 재미나게 할 수 있는데 연산은 그게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연산 종이를 주고는 그걸 다 풀면 보상으로 재미난 퍼즐을 풀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아!!! ㅋㅋㅋ 이거... 연산 문제 푸는 거 끝나고 나면 사고력 문제를 더 풀라고 하는 거 아니냐구요? 사실 그렇죠;;; 그런데 재미난 퍼즐이라고 이름 붙이고 연산을 해야만 저 퍼즐을 풀 수 있다고 바람을 잡으니 저렇게 낚여서 연산 다 풀고 신나게 스도쿠를 하고 있는 둘째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풀려고 해서 하루치 연산 다 풀면 스도쿠도 딱 몇 개만 할 수 있는 거라고 중간에 끊어버렸습니다;;;
남편이 나중에 와서 이 이야기를 듣고 엄마 사기치는 기술이 대박이라며 저를 희대의 사기꾼 취급을 하네요.. 크흑.. ㅠㅠ 다시 말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낚시질입니다아~ 저는 그냥 선량한 낚시꾼이에요 ㅎㅎ 그리고 이런 낚시질은 아무래도 어릴 수록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아직 초등 저학년, 유치원생인 저희 아이들에게는 먹혔지만 고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쓰면 역효과가 날 지도 모릅니다. 아하하 ^^;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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