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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10
지난 번에 사라도령은 서천꽃밭 꽃감관이 되기 위해 하늘나라로 가고, 원강아미는 자현장자네 집에 종으로 팔려가서 남아있었던 부분까지 이야기 했지요? 원강아미를 둘째 아내로 삼으려던 자현장자는 원강아미가 끝내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원강아미를 괴롭히기로 합니다; 에휴.. 남편도 있고 아이까지 있는 사람에게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무슨 데이트 폭력도 아니고, 아이 다 자랄때까지 몇년이나 지났는데도 끝까지 그런다니 참 너무 하네요 ㅠㅠ 암튼 이전 이야기 궁금하시면 지난 번 글 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 뒷부분,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가 고생하는 부분부터 이어가보도록 할게요~
<서천꽃밭 꽃감관 신산만산할락궁이>
원강아미와 신산만산할락궁이를 괴롭히려고 작심한 자현장자가 두 사람에게 엄청나게 많은 읽을 시켜요.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는 낮에는 산에 가서 나무 50짐 해오고 밤에는 새끼 꼬는 것도 50 동이 꼬아놓으라고 시키죠. 원강아미에게는 낮에는 물명주 다선동을 짜고 밤에는 광명주 50동을 짜라고 해요. 그런데 둘 다 하나씩 만든 다음 하늘 보고 절하고 빌고 나니 그 하나가 다 50개씩으로 불어나서 쉽게 일을 처리해버립니다! 우와! 그런 거 있으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만원 벌어와서 하늘보고 절하고 빌고 나면 50만원이 되는 건가요? 대박이네요! ㅋㅋㅋ
암튼 자현장자는 두 사람이 일을 다 해버리자 더 고된 일을 시켜요.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조 한 섬을 주면서 깊은 산에다 밭을 만들고 그 조 한 섬을 다 뿌리고 오라고 하죠. 그래서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산에 가서 열심히 밭을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나요! 그렇죠~ 이 멧돼지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밭을 다 만들어주는 거죠! ㅎㅎㅎ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힘들이지 않고 일을 다 끝내고 와요!
놀란 자현장자가 더 힘든 일을 시키려고 아까 그 조 한 섬을 다시 다 가져오라고 시켜요; 아 진짜 이 사람이! 심었으면 된거지 그걸 또 가지고 오라고 하나요ㅠㅠ 암튼 다시 가지러 간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열심히 찾고 있으니 어느새 개미떼가 나타나 조 한 섬을 다 찾아줬어요! 그걸 가지고 돌아오니 자현장자가 조 한 섬에서 한 알이 모자라다며 다시 가서 가져오라고 해요. 그래서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밖으로 나가니 어느새 개미 한 마리가 조 한 알을 물고 와서 그걸 받아서 자현장자에게 가져다줘요 ㅎ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이러다 진짜 죽을 것 같아서 원강아미에게 자기 아버지가 누구인지 물어봐요. 원강아미는 대답을 안해주고 버티다가 우여곡절 끝에 신산만산할락궁이의 아버지는 사라도령이고 하늘나라 서천꽃밭 꽃감관으로 계신다고 알려줘요. 그리고 증표인 명주실과 얼레빗도 건네줬죠
그 날도 신산만산할락궁이가 고된 일을 하러 산으로 들어갔는데 머리가 허연 노인이 나타나 흰 사슴을 주면서 외양간에 메어놓으라고 해요. 그러면 그 사슴이 고삐를 끊고 달아날텐데 그 때 사슴을 타고 가면 아버지를 찾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네요!
시킨대로 사슴을 메어놓고는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어머니한테 가서 소금이랑 고춧가루를 왕창 섞은 메밀범벅을 만들어달라고 해요. 원강아미가 메밀범벅 세 덩이를 만들어주니 그걸 가지고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그 때 사슴이 고삐를 끊고 달아나요!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자현장자에게 저 사슴을 잡아오겠다고 하고 사슴을 쫓아갑니다!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사슴을 타고 나는 듯이 달려 백리를 갔는데 자현장자가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도망간 것을 알고 백리둥이 개를 풀어서 잡아오라고 해요. 백리둥이 개가 쫓아오니 신산만산할락궁이는 메밀범벅 한 덩이를 던져줍니다. 개가 그걸 덥석 받아먹고는 너무 맵고 짜서 백리 밖에 있는 백리수를 마시러 갔대요!
그 틈에 천리를 간 신산만산할락궁이 잡으려고 자현장자가 이번엔 천리둥이 개를 풀었는데 이번에도 완전 맵고 짠 메밀범벅을 먹고 천리수를 마시러 갑니다 ㅋㅋㅋ 그 사이 만리를 가버린 신산만산할락궁이 잡으러 이번엔 만리둥이 개를 풀었는데 역시나 메밀범벅 먹고 만리수 먹으러 가느라 못 잡아요 ㅋㅋㅋ
음.. 이야기 속에서야 개들이 주인공 잡으러 오는 역할이니 그랬겠지만 주인님 말씀 열심히 듣고 명령 따르던 강아지들은 조금 안된 것 같기도 하네요 ^^;;; 뭐.. 물 벌컥벌컥 마시고 집에 잘 돌아갔겠지요? ㅎㅎ
암튼 이렇게 가까스로 개들을 따돌리고 가다보니 까마귀가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물어보니 배가 고파 그런데요. 그래서 뭘 먹는지 물어보니 땅속 벌레 일곱말, 물속 벌레 일곱 말, 풀속 벌레 일곱말을 먹는데요; 그래서 그걸 다 잡아주고는 서천꽃밭 가는 길을 물어보니 길을 가르쳐주며 그 길 끝에 있는 선녀한테 물어보라고 해요
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구조인데요? ㅎㅎ 아이들이 좋아하던 전래동화 구렁덩덩 신선비 이야기에서도 색시가 길 찾으러 갈때 까마귀랑 멧돼지가 막 뭐랑 뭐랑 구해주면 길 알려준다고 막 시켜먹던데.. 여기 신화 이야기가 모티브였나봐요 ㅎㅎ 암튼 길 따라가니 진짜로 선녀들이 있는데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물어보니 물동이가 깨져서 물을 길 수 없어서 울고 있대요. 그래서 물동이 다 고쳐주고 서천꽃밭 가는 길 물어보니 길을 알려줘요.
길을 가다보니 무릎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고, 또 가다보니 가슴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고, 또 가다보니 목까지 차는 물이 있어 건너갔어요. 그랬더니 드디어 서천꽃밭이네요!
드디어 서천꽃밭에 도착해서 아버지인 사라도령을 만나 증표인 명주실과 얼레빗을 건네주고 만났어요! 사라도령이 어머니는 잘 계신지 물어보니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자신이 떠날 때에는 살아계셨다고 해요. 그러자 사라도령이 오는 길에 물을 몇번이나 건넜는지 물어봐요. 세 번 건넜다고 하니 그 물은 어머니 원한 서린 물이라고 해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 원한이 물이 되었다는 거죠 ㅠㅠ
그 이야기를 듣고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어머니 원수를 갚으러 가겠다고 하니 사라도령이 꽃들을 줘요. 뼈 살리는 뼈살이꽃, 살 살리는 살살이꽃, 피 살리는 피살이꽃, 숨 살리는 숨살이꽃, 혼 살리는 혼살이꽃, 이 다섯 가지 환생꽃을 아들에게 주죠. 그리고 보기만 하면 웃는 웃음꽃, 보니만 하면 싸우는 싸움꽃, 보기만 하면 서로 죽이고 죽는 수리멸망악심꽃도 주었어요. 그걸 가지고 신산만산할락궁이는 다시 자현장자네 집으로 갑니다.
신산만산할락궁이를 본 자현장자는 자기를 속이고 도망가서 괘씸하다며 죽이려고 들어요. 그러자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죽기 전에 보여드릴 것이 있다며 식구들을 다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현장자가 식구들을 다 불러보으니 신산만산할락궁이가 웃음꽃을 꺼내요. 그러나 다들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립니다. 이번에는 싸움꽃을 내놓으니 다들 싸우느라 정신 못 차려요. 이 때 신산만산할락궁이가 막내딸더러 눈을 가리라고 하고는 수리멸망악심꽃을 내놓아요. 그러자 남은 식구들끼리 모두 달려들어 서로 죽이고 죽게 됩니다;;;
다 죽은 뒤 막내딸에게 돌아가신 어머니 몸은 어디있는지 물어보니 알려줘요. 가서 뼈살이꽃,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 혼살이꽃을 이용해 다시 어머니를 살려냅니다. 그래서 다함께 서천꽃밭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 세 식구가 오래 오래 잘 살았다고 해요. 나중에 사라도령은 꽃감관 자리를 아들 신산만산할락궁이에게 물려주고, 자기는 원강아미와 함께 서천의 신선이 되었다고 하네요.
웹툰에서는 서천꽃밭이 서천식물원이 되고 신산만산할락궁이는 서천식물원장님이 되어 있어서 혼자 빵터졌었다죠 ㅋㅋㅋㅋㅋㅋ
출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역시나 출처는 이 책입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우리 나라 신화들 몇 가지 올려봤는데요. 읽다보면 세계관이나 등장인물, 소품들이 조금씩 겹쳐져서 알면 알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ㅎㅎ
그동안 올린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
신과 함께 - 우리나라 신화 이야기 (강림도령 이야기)
[우리나라 신화] 집 지키는 성주신, 집터 지키는 지신 이야기
어느덧 꽤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올렸네요 ㅎㅎ 다음에 또 신과함께 웹툰에 무언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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