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들은 큰애가 중1, 둘째가 초4에요. 첫째는 이제 스스로 알아서 잘 공부하고 있고 둘째는 스스로 하는 법 가르쳐주며 방법 찾아가는 중입니다. 첫째는 열품타라는 어플로 자기 공부시간 체크하면서 텐미닛 플래너 사용해서 스케줄 관리하고 있는데요. 평일에는 대략 하루 2-4시간 정도 공부하고 토요일에는 영재원 없는 날에는 7시간 정도 하기도 한다고 해요. 인강 시간 포함한 혼공 시간입니다. 일요일은 제가 방해해서 공부 못해요 ㅋㅋㅋ; 초4인 둘째는 아직 스스로 숙제하는 걸 조절하는 정도로 혼자 공부하는 법 연습 중이에요. 숙제를 언제,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정해서 알아서 하고 저와는 그 날의 마지막에 잘 했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이대로 계속할지 계획 변경할지 정도 의논합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게 책과 공부를 즐겁게 느끼도록 하는 것과 스스로 할 일 하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이게 스스로 할 일 하도록 하는게 초반에는 습관 잡기가 정말 힘들었는데요. 아이들이 좀 크면서, 대략 초등 3-4학년 정도 되면서부터는 스스로 해나간다는 것, 그리고 책과 공부를 즐겁게 느낀다는 게 정말 중요한 거로구나 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쯤부터 아이들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기보다 자기 주장을 펼치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니 엄마 주도로 하는 공부는 한계가 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이 때쯤부터는 무얼 어떻게 하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아이가 잡은 방향을 이쪽으로 틀면 좋겠다고 그 이유를 같이 상의하는 게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말하자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를 아이와 상의하는 셈인데요 ㅋㅋㅋ 논의의 여지 없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공중도덕, 학교 선생님 말씀 잘 듣기 등등) 같은 경우는 상의를 해서는 안되구요. 그건 그냥 지켜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종류의 일(취침 시간, 숙제를 언제 할지, 연산 몇 장 할지 등등)은 되도록이면 아이와 상의해서 결정했어요
어느 정도 아이들 키우다 보니 똑같이 키워도 아이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모든 아이에게 좋은 길이 있다기보다 아이마다 맞는 길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대략 유아기에서 초등 1-2학년 정도 시기까지가 이런 공통된 시기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습관과 기억들이 쌓여서 점차 자라고 난 이후에는 겉으로는 비슷한 상황 같아 보여도 아이의 성향과 그동안의 교육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의 상황이 되는 것 같아요. 대략 초등 3-4학년 정도부터로 생각되는 이 때부터는 공통적인 길보다는 각자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희 아이들 어린 시절 키웠던 경험담 공유하면서 이렇게 키웠던 아이들의 현재 상황, 좀 더 큰 현재에는 어떻게 관리 중인지 저희 집 이야기 소개해볼까 합니다 ^^
얼마 전 멋진 교육 관련 동영상을 소개받아서 봤는데요. 많이들 아시는 대기자TV 민성원 소장님 강의였어요.
엄마라서 하기 쉬운 치명적 실수!!(feat.민성원 소장) - YouTube
재밌기도 하고 정말 유익한 내용이 많았어요 ㅎㅎㅎ "공부해라" 라고 말하기보다 "30분 후에 시험 보자" 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부분에서는 정말 많이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공부하라는 말은 추상적이기도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안 잡히기도 하는데요. '너 공부 안했지' 하는 비난이 섞여있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반면 명확한 시간과 할 일을 주는 "30분 후에 시험 보자"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면서 부정적인 어감 없이 중립적입니다. 여기에다 저는 아이의 선택권을 살짝 추가해서 '오늘의 할 일 점검 시간을 ㅇㅇ시에 할까 ㅁㅁ시에 할까?' 라고 둘 중 하나 고르도록 물어봐요. 분명 아이가 스스로 골라서 마감 시간 설정하는 건데 선택의 폭이 제가 허용 가능한 범위 내로 좁혀지면서, 마감이 다가오니 할 일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한 번에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할 일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는 상처를 주지 않아요. 그저 마감시간 언제할지 상의하는 거니까요. 아이가 늘어지고 있을 때 엄마가 노리고 물어봤다는 건 우리만 알고 넘어갑시다 ㅋㅋㅋ
사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도록 잡아주면서 고심했던 부분이 "공부해"라고 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컸어요. 아무래도 아직 자기주도 학습이 잡혀있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어른이 개입해주는 게 필요하거든요. 다만 그게 어른이 시켜서 할 일 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자기주도가 아니라 어른이 시켜서 하게 되는 셈이 되니까 최대한 중립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계획한 일을 스스로 실행할 수 있게 옆에서 톡 건드려주기만 했어요. 마치 뒤집기 하려고 끙끙대는 아기 몰래 바지 잡아서 슬쩍 굴려주는 느낌이랄까요? ㅎ
<"공부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 모음>
요새 저희 집에서 사용하는 "공부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소개해봅니다~ 아이들마다 어떤 건 먹히고 어떤 건 안 먹히고, 상황마다 다를 거 같아요. 아이에 맞게 적당히 가감해서 활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1. 숙제 시작 시점 선택지 주고 물어보기
숙제를 언제 해야할지도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는데요. 슬슬 숙제를 해야하는데 아직 시작하지 않고 있다면 언제 시작하면 좋을지를 아이에게 물어봐도 좋은 것 같아요. 단순히 언제 할 건지 물어보는 open question은 자기주도가 잘 된 이후에 사용을 권장합니다 ㅋㅋㅋ 아직 자기주도 잡아가는 초반이라면 대략 엄마가 생각하기 적절한 시점 두 가지를 옵션으로 슬쩍 말하면서 골라보도록 권해보세요. 그럼 아이는 선택할 수 있어서 좋고, 엄마는 무얼 골라도 안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숙제 시작 시점, 혹은 할일 다 마무리 되었는지 확인하는 시점 등등 무언가 시간이 필요한 경우 활용해볼 수 있겠습니다 ^^
2. 알람 시점 물어보기
숙제를 30분 후에 하겠다고 했는데 30분이 지나도 안 할 것 같다면 아예 알람 시점까지 지정해놔도 좋아요 ㅋ 딱 30분 후에 알려줄지, 5분 전에 미리 5분 남았다고 알려줄지 아이에게 물어보시고 그대로 해주세요~ 알람음은 "이제 숙제해야지"가 아니고 "5분 전" 혹은 "이제 30분 됐어"라고 해주시는 걸 추천합니다~ 어디까지나 그 때 숙제하겠다고 정한 건 아이여야 합니다~
3. 즐겁게 시작하도록 도와주기
이제 드디어 할 일 하러 가야할 시간인데 아이가 늘어져 있기도 해요. 그럴 경우 저는 최후의 수단을 씁니다. 검지 손가락을 하나 치켜들고 씨익 웃으며 말하죠. "도와줄까아~?" 그럼 기대에 찬 아이가 움찔! 하며 기다립니다. 이제부터 맹렬 간지럼 태우기 시간입니다아아~~~ ㅋㅋㅋㅋㅋ 그럼 한참 자지러지게 웃던 아이에게 이제 됐는지 물어봐요. 저희 아이는 보통 2-3번 정도 더 간지럼 태워주면 이제 가겠다고 할 일 하러 갑니다ㅎ 너무 오래 하는 것 같으면 슬쩍 웃다 지친 목소리로 "이제 그만 하러 가자" 정도는 해주셔도 되구요 ㅋ 저희 집에서는 대체로 이 정도 범위 안에서 "공부해" 소리 하지 않고 할 일 하러 갈 수 있도록 개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이미 어느 정도 자기주도 학습이 자리 잡힌 경우 더 잘 들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영어유치원 다니면서 유아기부터 습관 잡기 시작했었는데요. 위에 쓴 내용은 슬슬 자기주도로 넘기려고 연습 중인 초등 4학년 둘째에게 요새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ㅎㅎ 이제 중학생이 된 첫째에게는 더이상 이런 방법이 필요 없어요. 알아서 자기 공부 시간 계획해서 실행합니다. 예전에도 저희 아이 공부하는 내용 올렸지만 이제 영어는 SR 12.9+, 수능 기출 문제 1-2등급 정도 점수가 나와서 학원 다니지 않고 혼공으로 돌렸어요. 수학은 아직 수1 하고 있어서 열심히 선생님께 배우고 있지만 수학도 진도 다 나가고 나면 나중에는 되도록 혼공으로 돌릴 예정입니다. 저희 목표는 고등 2-3학년 즈음에는 대부분 혼공하면서 필요한 파트만 인강 내지 단기 특강 이용하도록 하는 거에요. 이 과정에서 혼공의 경우 교재 선택과 진도 나가는 속도 등등을 결정하는 부분이 어렵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적절한 정보 찾아주고, 아이가 의욕이 너무 넘치면 좀 말려주고(ㅋㅋ), 맛있는 거 챙겨주고, 무한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중입니다. 둘째도 슬슬 자신의 길을 스스로 걷도록 도와준 이후에는 저는 한 발 물러서서 적절히 보조 맞춰 함께 가게 되겠죠 ^^
유아기부터 저희 집에서 해왔던 내용 예전에도 올렸었는데 간단하게 다시 소개해봅니다. 아이마다 물론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아직 어린 시기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내용 있는 것 같아서요. 실행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지만 어릴 때 잡아놓으면 초등 3-4학년 정도부터는 확실히 편해집니다 ^^
맛있는 공부 레시피 :: [자기주도] 스스로 숙제 하기 - 숙제 도우미 (tistory.com)
위 게시글은 유아기에 숙제 즐겁게 하도록 도와주던 내용이에요 ㅎㅎ 공부라는 것에 대해 즐거운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스스로 숙제 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시기 목표는 숙제를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해가는 게 아니라, 공부라는 건 즐겁다는 걸 느끼고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맛있는 공부 레시피 :: [자기주도]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비결 (1) (tistory.com)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내용 정리해서 올리면서 그 가장 첫 번째로 공부에 대한 좋은 느낌 심어주기에 대해 이야기 한 글이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공부를 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와의 안정적인 관계, 감정적인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감정적인 환경이 잘 조성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 물어보러 왔다가 저절로 풀리는 경험이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내용 들은 적이 있어요. 진짜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뭔가 모르거나 안 풀리는 문제 가져와서 저에게 설명하다 보면 저절로 이제 풀렸다며 다시 가져가더라구요 ㅎㅎㅎ 이런 경험 있으시면 감정적 환경 잘 조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그 밖에 즐거운 감정과 공부를 연결시키는 앵커링에 대한 이야기도 위의 게시글에 올렸는데요.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권장하고 싶은 활동은 좋은 감정과 연결시켜 주는 것 다양하게 활용해보셔도 좋겠습니다 ^^
맛있는 공부 레시피 :: [자기주도]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비결 (2) (tistory.com)
이제는 동기부여에 대한 내용이에요.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해보면서 동기 부여를 해주는 거지요. 첫째는 어릴 때 공부는 도미노라고 이야기 해서 기특했었어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 공부는 왜 할까? 공부는 도미노다 (tistory.com)) 둘째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날개라고 표현하네요 ^^ 이렇게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외부의 동기 말고 자기 스스로의 동기로 만들어주는 내면적 동기화를 중요하게 봤는데요. 스스로 잘 하고 있다는 칭찬과 함께, 외부의 자극 요소였던 엄마는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건 엄마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하는 거라는 느낌을 심어주는 거에요. 그래서 위에서 숙제 시작 시간 알람해줄 때에도 "숙제해라" 혹은 "공부해라"가 아니라 중립적으로 시간 알림만 해주는 거죠. 방해는 진짜 공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건 아니고 적당한 밀당으로 엄마가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정도면 되겠습니다
맛있는 공부 레시피 :: [자기주도]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비결 (3) (tistory.com)
마지막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실행하는 구체적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내용 올렸었어요. 일단 하려고 하는 일을 어떻게 할 지 계획을 세우는 법, 그리고 그에 맞춰 실행해보는 법, 나중에 결과를 평가해서 계획을 수정해보는 법을 함께 연습했어요. 첫째는 그래서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아서 그대로 하고 있고, 둘째는 아직 저와 함께 그 방법 계속 바꿔보며 찾아가는 중입니다. 열심히 스스로 할 일 하는 방법 연습 중인 아이들에게 제대로 칭찬해주면 기뻐하며 더 잘 하고 싶어해요. 아이에게 제대로 칭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여기에 정리해봤습니다 ^^
이렇게 어릴 때 열심히 자기주도 학습을 하도록 잡아주고 난 이후 요새는 재미난 활동이나 여러 가지 정보 찾아주고, 은근슬쩍 방해하면서 아이들이 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고취시켜 주고 있어요 ㅎㅎㅎ 아이들이 진짜로 뭘 열심히 하고 있는데 방해하는 건 아니구요. 주로 집중이 흐트러져서 잠시 환기가 필요할 때 제가 일부러 막 흐름 끊으면서 "엄마가 또 방해한다아~" 하고 환기시켜줘요 ㅎㅎㅎ 그럼 진짜로 그냥 쉬게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 환기가 되어서 그냥 계속 공부하겠다며 방해를 거절하기도 합니다 ㅋ 진짜 쉬게 되면 사악한 표정으로 "오늘도 방해 성공, 훗~"하고 웃어주면 되게 좋아합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그냥 계속 공부하겠다고 하면 "엄마가 방해하는 데도 공부해. 세상에. 우리 집은 거꾸로야" 라고 말하면서 아이의 내면적 동기화를 강화시켜줍니다 ㅋㅋㅋ 물론 계획대로 실행하려고 하는데 좀 늘어져서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가 바로 오늘 소개한 "공부해"라고 하지 않으면서 공부하도록 만들기 스킬이 필요할 때입니다 ㅎㅎㅎ 아이가 꾸준히 잘 하고 있다면 중간 중간 제대로 칭찬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제대로 된 칭찬은 꼭 잘했다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구체적으로 아이가 하고 있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아이가 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자존감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자기주도 학습 궤도에 오르는 중 써먹는 방법 정리>
1. 방해하기
2.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적절히 개입하기
3. 제대로 칭찬하기
요즘 저희 아이들에게 해주고 있는 관리는 이 정도인 것 같네요 ㅎㅎ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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