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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3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조선의 왕릉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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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시키자니 아이가 안쓰럽고

공부를 안 시키자니 그래도 되나 걱정스럽고..

그래, 어차피 해야 한다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자!

  

이렇게 해서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집집마다 손맛 따라 적당히 간 맞추듯

내 아이에 맞게, 내 걸음에 맞게

적당히 간 맞춰주세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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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어디에 갈까 하다가 가까운 선릉에 다녀왔어요. 선릉과 정릉이 함께 있어서 선릉과 정릉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더라구요. 성북구에 있는 정릉과 여기 있는 정릉은 이름만 같고 다른 왕릉입니다~ 사실은 제가 헷갈려서 다시 찾아봤어요 ^^;

아무튼.. 이번 주가 궁중문화축전이어서 궁궐 쪽으로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 갈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아쉽지만 지난 번 가봤던 창경궁과는 또다른 느낌의 왕릉에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어요. 혹시나 이번 주에 시간이 되신다면 궁중문화축전 다녀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궁궐마다 스탬프 모아서 보물찾기 하는 이벤트도 있어서 재밌을 것 같아요~ 궁중문화축전은 5월 6일 이번 주 일요일까지 진행되고 사이트는 http://www.royalculturefestival.org/ 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보물찾기 말고도 여러 가지 전시와 체험 활동 재미난 것 많던데.. 아쉽지만 저희는 내년을 노려봐야겠어요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 왕릉>

상당히 가까운 곳에 왕릉이 있었는데 가 볼 생각을 못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제대로 둘러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이들 덕분에 어른들도 좋은 곳 둘러보고 오게 되었습니다 ^^ 찾아보니 500년 정도 이어지는 한 왕조의 왕릉이 이렇게 모두 보존된 경우는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고 조선왕조의 왕릉이 유일하다고 해요. 그래서 2008년 북한 개성에 있는 제릉과 후릉을 제외한 40기의 왕릉을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는데 엄격한 심사를 단 1년만에 통과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네요!

들어가면 이렇게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동안 이토록 가까이 있으면서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는 게 어쩐지 미안한 마음도 들고, 이렇게 멋진 문화유산이 있다는 사실에 우리나라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어요ㅎㅎ

왕릉하면 그저 언덕처럼 높이 솟아오른 초록 잔디가 깔린 능 모습만 떠올랐는데요. 이번에 가서 보니 그것 뿐만 아니라 들어가는 길, 제사를 지내는 공간 등 여러 가지가 있고, 거기에서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문이 홍살문인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고 일단 무작정 시간될 때 갑자기 가게 되어서 저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아요 ㅎㅎ 나중에 나가면서 저 문이 홍살문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뒤늦게 사진을 찍었네요 ^^;

홍살문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돌로 만든 길이 나오는데요. 왼쪽 조금 높고 넓은 길은 신도이고 오른쪽 약간 낮고 좁은 길은 어도라고 쓰여있어요. 신도는 신(神)이 다니는 길, 어도는 임금님이 다니는 길입니다. 왕릉이면 당연히 왕가의 어르신들이 묻혀계신 곳이니, 여기에서 신은 돌아가신 어르신들의 혼령일 거에요. 그러니 당연히 살아있는 임금님은 더 아랫 사람, 낮은 위치라서 길이 낮고 좁은 걸 꺼라고 이야기 해봤어요. 이렇게 신도와 어도를 합해 참도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

길을 따라 쭉~ 가면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나오는데요. 오른쪽이 올라가는 곳인데 계단도 신계와 어계로 나뉘어 있어요. 한눈에 봐도 신계는 옆에 난간 장식도 있고 예쁜데 어계는 한 단계 낮아보이는 모양이지요? 그치만 낮아보이는 이 계단도 옛날에는 일반인은 감히 구경도 할 수 없었고 오로지 왕, 임금님만 오를 수 있는 계단이었을 거라고 아이들과 이야기 해봤습니다. 그런 다음 역시 어계를 따라 올라가봅니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데요. 안에 탁자 위에 탁자의 이름이 쓰여 있어요. 그걸 보고 여기는 향로를 놓는 곳이구나, 혹은 제사 상차림을 하는 곳이구나 짐작해봅니다. 그리고 저편에도 또 문이 하나 나있는데요. 저 너머 잔디밭 위쪽에 조금 동그랗게 솟은 부분이 보이시나요? 원칙적으로는 저렇게 제사 지내는 공간에서 저 동그랗게 솟은 봉분이 보여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렇게 보이지 않고 왕과 왕후의 왕릉이 양쪽에 있는 경우도 있는데, 왕의 능은 오른쪽, 왕후의 능은 왼쪽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볼 때 방향이 아니라 저 능에서 바라볼 때의 왼쪽과 오른쪽이에요~

아니, 사전지식 없이 갔는데 어떻게 이런 걸 다 알게 되었냐구요? 그게.. 다니다보니 역사탐방을 온 아이들인지 선생님이 인솔해서 다니는 아이들이 있더라구요! 저희는 그냥 쉬엄 쉬엄 구경을 다니는데 선생님이 재미난 설명을 많이 해주셔서 어깨너머로 주워들었습니다! ㅋㅋㅋㅋ 원래 수업은 들으라고 하면 그다지 재미없는데 몰래 훔쳐들으면 재미나요~ ㅋㅋㅋㅋ 뭐 계속 따라다닌 건 아니니 일부 들은 것 조금 있는 정도긴 하지만요 ^^; 마침 여기 구경할 때 선생님이 설명해주셔서 아이들이랑 다함께 먼 산을 바라보며 귀를 쫑긋하고 열심히 듣고 왔답니다! ㅋㅋㅋㅋ

이 때는 몰랐고 나중에 집에 와서 왕릉에 관해 같이 찾아보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올라왔던 반대편으로는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은 신계는 없고 어계만 있다고 해요. 제사를 받은 다음 어르신 혼령들은 다시 저편 문 너머의 신로를 지나 봉분으로 돌아가시고, 살아있는 임금님만 살아있는 자들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내려오게 되니까요.

구경하러 간 우리는 밟을 수 없는 신로입니다. 이쪽이 아까 바라본 제사 지내는 저편 문 너머 공간이에요. 봉분까지 이어진 신로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은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저 신로를 밟지 않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세심하게 신경쓴 부분 같아서 좋았네요 ^^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홍살문 바깥 공간은 살아있는 자들의 공간이고, 저 너머 봉분이 있는 곳은 죽은 자들, 신들의 공간인데요. 왕릉의 제사를 지내는 공간은 바로 이 두 세계를 이어주는 곳,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있는 공간이 되는 셈입니다.

선릉은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두 분의 능이라서 봉분이 두 개 있어요. 성종의 능에 올랐다가 옆에 있는 정현왕후 능에 올라가서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까 그 선생님과 아이들 팀이 또 오셨어요! ㅋㅋㅋㅋ 저희는 또다시 멀찍이 봉분을 바라보며 귀는 쫑긋~ 엄청난 집중력으로 선생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아까 이야기 한 것처럼 방금 본 봉분에는 방패석이 있지만 여기는 없고, 난간석은 둘다 있다시며 줄줄이 아가 병아리들을 이끌고 내려가십니다! 멀찍이 봉분을 바라보던 저희는 잽싸게 앞을 쳐다보는데 뭐가 방패석이고 난간석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아까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며 살펴봅니다.

자, 틀린 그림 찾기 시간이다! 뭐가 다르지?!?

찾으셨나요? ㅎㅎ 무덤 주위에 둥글게 둘러친 난간모양은 똑같은데요. 왼쪽 무덤은 옷처럼 돌을 두르고 있는데, 오른쪽 무덤은 그게 없어요! 옳다구나! 저 옷처럼 둘러쳐진 돌이 바로 방패석입니다아!

저 위에 도식처럼 그린 그림 옆쪽에는 능지기가 살았던 집이랑 비석을 모셔놓은 곳도 있어요. 비석이 정말 반드르르 매끈매끈하고 글씨가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깔끔하게 새겨져 있어서 신기했어요! 지금이야 기계로 위잉~ 광을 낸다지만 그 옛날에는 어떻게 이렇게 광이 나게 만들었을까요? 아이들과 돌을 저렇게 매끄럽게 만들기까지 정말 힘들었겠다 이야기 하기도 하고, 동글동글 신기한 글씨체를 구경해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저 글씨체는 아마도 예서체인 모양이에요 ^^

보람찬 왕릉 구경을 끝마치고 잠시 쉬면서 저 멀리 보이는 홍살문을 찍어보았어요. 이 사진 확대한 게 위에 붙인 홍살문 사진입니다ㅋ 예전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공간을 가르는 문이었던 홍살문. 이제는 어쩐지 고층 빌딩이 높이 치솟은 현대의 공간과 고즈넉한 역사시대의 공간을 가르는 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느닷없이 이루어진 왕릉 방문을 마치고 나오다가 꿩도 봤답니다;;; 사진을 찍긴 했는데 잘 안보이시지요? 저기 길 중간에 검은 뭉치 말고 그 뭉치 옆에 약간 갈색 뭉치 비스무레 한 녀석이 꿩이랍니다;;; 음.... 안보이네요 ^^; 암튼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자동차 씽씽 달리는 강남 한복판에 꿩이 살고 있다니 너무 놀라웠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pS-yBIEQ-Mk&feature=youtu.be

 

정말 나가려고 돌아다니며 묻은 흙먼지 터는 바람 내뿜는 장치가 있길래 그 쪽으로 갔는데요. 거기에 있는 화면에서 왕릉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영상이 있어서 봤어요. 대박!!!! 진짜 그 옛날에 엄청난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하여 만든 게 왕릉이구나 싶었네요! 그래서 열심히 찾아서 그 동영상 링크 찾아냈어요 ㅋㅋㅋ 혹시 우리 왕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으시면 위의 링크 들어가면 동영상 보실 수 있습니다 ^^

 

 

낚시를 하는 건 고기를 낚기 위해서인데요. 사실 그냥 고기를 얻는게 목적이라면 요새는 그냥 마트나 시장에 가서 사면 돼요. 그럼 싱싱하고 커다란 물고기를, 전문가가 잡아온 물고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낚시를 하는 것은 낚시대를 드리워놓고 기다리면서 여유롭게 근처 풍경도 보고, 낚이길 기다리며 잡힐까 말까 하는 긴장감도 느껴보고, 물고기를 낚을 때의 손맛도 느껴보고 그런 이유로 낚시를 하는 거지요 ㅎㅎ

사실 아이들 공부 재미있게 하게 해주려고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고기만 봤어요. 어서 어서 커다란 고기만 낚으려고 하다 보니 저도 힘들고 아이들도 스트레스 받고.. 그러다가 점차 기다림의 미학, 떡밥 던져주고 그저 고기가 모이길 기다리면서 저는 주위 풍경 보며 즐기는 기다림을 배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이제는 주위 풍경을 바라보며 저도 함께 배워나가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네요. 어릴 적 받았던 단순암기식 학교 교육으로는 수박 겉핥기처럼 지나갔던 역사 시간이었는데요. 그래서 제 머리속에는 그다지 역사적인 지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궁궐, 왕릉을 돌아다니며 바라보니 새롭게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왕릉을 돌아다니며 사전지식 공부 하나도 안 했음에도 주위에서 들려오는 해박한 지식들을 얻어들을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선생님과 아이들 팀도 있었지만, 가족 단위로 오신 분들도 계셨어요. 그쪽 댁에서는 아버님이 적극적이셨는지 성종에 대해 이것 저것 알려주며 아이와 지나가셨죠.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설명을 해주시는 적극적인 아버님과, 그 설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 저리 휘이 휘이 돌아다니는 어린 아드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낚시질 초창기의 제 모습이 저러지 않았을까요? 아이에게 좋은 것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빨리 주고 싶다는 욕심에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주위의 이 좋은 풍경조차 볼 시간도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여기 있는 모든 지식을 알려주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아도, 그저 즐기면서 한 번쯤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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