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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2
예전에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서 물고기를 받아왔어요;;; 이걸 어쩌지 하고 그냥 작은 어항에 넣어뒀다가.. 좁은 곳에서 사는 물고기들이 불쌍해서 조금 더 큰 집으로 옮겨주고, 친구들 좀 넣어주고, 정원 좀 가꿔주고 하다가 점차 점차 물생활에 빠져들었었죠 ㅋㅋㅋ
그 때 받아왔던 제브라다니오들은 이제는 다 떠나고 없어요~ 키우던 애완동물들은 떠나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고 하던데 어항 속 식구들은 떠나면 용궁 간다고 해요~ 그동안 제브라다니오 이후 왔던 구피들이랑 다른 식구들은 다 용궁으로 떠나고 이제 야마토 새우 두 마리와 마리모 한 녀석만 남았었는데요. 얘네들도 다 떠나면 파란 가재를 키워볼까 하다가.. 너무 삭막한 어항 풍경에 그냥 다시 한번 수초와 구피 어항을 다시 한 번 세팅해보기로 했어요~
<30자 어항 세팅하기>
저희 집 어항은 30자 어항인데요. 가로 세로 30x30cm라서 30자 어항이라고 불러요. 맨 처음 제브라다니오 왔을 때에는 올록볼록 흔히 만화 같은 곳에 나오는 금붕어 어항 샀었는데요. 물고기 친구들도 편하고 밖에서 관찰하는 우리도 좋으려면 이렇게 네모 반듯한 어항이 좋다고 해요 ^^
사실 수초를 전문적으로 키우려면 다른 흙을 쓰는 게 좋다고 하는데요. 처음에 저는 흑사로 사놔서 그냥 흑사에 또다시 수초를 심어서 키워보려고 합니다^^; 수초 전용 흙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초가 있는게 확실히 예쁘기도 하고 물고기 친구들도 좋아해서 이번에도 또 한 번 야심차게 수초 키워보려구요! 아자 아자!
일단 깨끗이 씻은 흑사를 어항 바닥에 깔아주는데요. 앞면은 얕고 뒷면으로 갈수록 높아지게 깔아주면 됩니다. 약간 경사지게 깔아주는 건데.. 사진으로 보니 경사가 잘 보이지 않네요 ^^; 그래도 앞면의 흑사 높이보다 뒷면의 흑사 높이가 더 높은 것 보이시지요? ㅎㅎ
이번에 데려온 수초들이에요~ 수초를 작은 화분에 담아서 봉지에 물 조금 담아서 묶어주시는데요. 물고기들도 봉지에 담아오게 되어서 이렇게 봉지에 담아 데려오는 걸 봉달이라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수초는 잘 못키우니 무조건 키우기 쉽고 생명력 강한 녀석들로 부탁드려서 화분 세 개 봉달해왔습니다~ ㅎ
화분에는 흙이 들어있는게 아니라 이렇게 솜 같은 걸로 둘둘 말아 놓으셨어요. 그러니 화분 채로 넣기 보다는 쏙 뽑아서 솜 말린 것 둘둘 풀어서 하나씩 흑사에 다시 심어줬어요. 보통은 수초가 쑥쑥 잘 자라니 약간씩 떨어뜨려서 하나씩 심어주면 좋다고 하네요. 세 종류의 수초이니 세 군데에 각각 한 종류씩 무리를 이룰 수 있도록 심어주면 좋아요. 그리고 물고기가 메인이 될 어항이니 수초는 아무래도 뒤 쪽으로 심어주면 더 좋겠지요? ^^
이제 물을 부어야 하는데요. 그냥 부으면 저 흑사가 물 붓는 곳은 움푹 패이고 다른 곳도 소용돌이 치면서 자리 잡아놓은 것들 온통 난리가 납니다! 경험담이에요 ㅋㅋㅋㅠㅠ 그래서 이렇게 물 부을 곳에 비닐을 좀 덮어주고 그 위로 물을 부으면 얌전하게 모양 잡힌 그대로 물을 부을 수 있습니다 ^^
물을 부었으니 이제 여과기도 설치해주었어요. 어항 속 식구들이 편안하게 잘 살려면 이렇게 여과기가 있어야 한다고 해요~
하나씩 하나씩 사 모은 어항 식구들 물품도 꽤 되는군요 ㅋㅋ 왼쪽 빨간 건 수초들 영양제이고 두번째 파란색은 액체 이산화탄소에요. 이산화탄소 공급기를 쓰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해주고 물 갈아줄 때 한번씩 액체 이산화탄소를 넣어주고 있어요. 세번째 초록색 약품은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약인데 이걸 넣으면 정말 물이 거울처럼 맑아져요~ 마지막 빨간 약은 이끼 제거제에요. 이걸 넣으면 어항 벽 청소 주기를 좀 늘릴 수 있답니다 ^^;
이제 물잡이를 하기 위해 물고기 먹이를 좀 넣어줄 거에요~ 물잡이는 물 환경을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주는 건데요. 너무 깨끗한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거 진짜에요! 어항 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배설물을 처리해 줄 박테리아가 충분히 있어야 계속 정화된 물에서 살 수 있는데요. 물잡이는 바로 그 박테리아를 충분히 만들어주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물고기를 키우면서 물을 갈아줄 때에도 물을 전부 새 걸로 갈지 않고 부분환수를 하는데요. 그래야 물을 정화해주던 박테리아도 일부 남아있게 되고 물고기들도 물 환경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충격을 받지 않아도 되니 일반적으로 부분환수를 많이 해주게 됩니다. 물론 부분환수만 해주는 건 아니고 몇 달에 한 번씩 모두 다 갈아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항을 싹 뒤집고 물 다 갈아주셨다면 다시 이 물잡이 과정을 거친 다음 물고기들 집에 다시 데려오셔야 해요 ㅎㅎ
이번에 저는 물을 싹 다 갈아줘서 물잡이를 하는데요. 물고기들 먹이를 넣어주고 여과기 돌리면서 며칠간 기다리면 됩니다 ^^ 보통 처음 어항 세팅할 때에는 최소 일주일, 제대로 하려면 한 달 정도 물잡이를 해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희는 새우랑 마리모 때문에 예전에 쓰던 물을 일부 섞어줄 예정이라서요. 이번에는 3일 정도 물잡이 하고 다른 물고기들 봉달해서 데려올 예정입니다~
거실 한 쪽 구석에 자리잡은 어항이에요~ 수초가 있어서 조명도 설치했어요 ㅎㅎ 은근히 예쁘지 않나요? 이 조그만 어항 속에 수초랑 물고기들이랑 여러 가지 작은 생물들이 나름의 생태계를 만들며 살아가더라구요. 복잡한 바깥 세상에 지쳤을 때 잠시 이 조그맣고 한적한 세계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
어항 가까이에서 바라본 어항 속 세상입니다~ 아직은 수초만 있지만 조만간 구피랑 다른 물고기들 데려올 거에요 ^^ 저기 저 동그란 초록색 친구가 마리모인데요. 이끼 종류라고 하네요;; 처음 데려올 때 어딘가에서 마리모가 기분 좋으면 물 위로 동동 뜬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ㅋ 그래서 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줬는데.. 저희 집 마리모는 덩치가 커서 그런지 늘 바닥에 앉아있네요. 그걸 보고 어느 날 둘째가 시무룩하게 묻더라구요.
엄마, 우리 마리모는 왜 맨날 기분이 나빠요?
아 ㅋㅋㅋ 나름 어항 앞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했던게 마리모를 동동 띄워주고 싶어서 그랬던가봐요. 우리 시크하고 염세주의적인 마리모는 그러건 말건 바닥에 딱 붙어서 굴러다닐 뿐입니다! ^^;
두 마리 남은 야마토 새우에요~ 원래 빨간 색 체리 새우를 키우려다 먼저 잘 큰다는 야마토 새우 키워보고 체리새우 데려오려고 했는데.. 야마토 새우들이 매우 잘 지내고 있어서 당분간 체리 새우는 못 데려올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수초에 올라가기 좋아하는 녀석들이라 새로운 수초에 냅다 올라갈 줄 알았는데요. 의외로 마리모에게 정이 들었는지 새로온 수초가 아직 어색했던지 두 녀석 모두 마리모 근처에서 떠날 줄을 모르네요 ㅎㅎ 뭐.. 곧 적응되면 여기 저기 수초 사이를 헤집으며 재미나게 돌아다니겠죠~ 어서 물잡이 끝나서 새로운 물고기 데려오고 싶어요! 새 식구 도착하면 또 소식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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