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독서 레시피

아이의 독서력을 키우는 삼박자 - 흥미유발/읽어주기/함께읽기(2)

작은흐름 2019. 1. 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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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시키자니 아이가 안쓰럽고

공부를 안 시키자니 그래도 되나 걱정스럽고..

그래, 어차피 해야 한다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자!

  

이렇게 해서 아이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집집마다 손맛 따라 적당히 간 맞추듯

내 아이에 맞게, 내 걸음에 맞게

적당히 간 맞춰주세요

맛있는 공부 레시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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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독서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중 흥미유발 방법에 대해 어제 올렸는데요 (아이의 독서력을 키우는 삼박자 - 흥미유발/읽어주기/함께읽기(1)) 오늘은 그 뒷 부분, 읽어주기와 함께읽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

흥미유발을 통해서 아이가 책을 즐겁게 읽도록 해줬다면 가장 큰 산은 넘은 셈인데요. 이게 그냥 책이 좋다고 저절로 독서력이 올라가는 건 아니어서요. 물론 좋아하면 계속 열심히 읽게 되니 저절로 높아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안 그런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림책이나 얇은 책 볼 시기에는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 참 많다가 고학년 이상 되면서 길고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하는 시기가 되면 책에 시들해지는 친구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아마도 그건 아이의 수준에 맞는 재미난 책을 읽으려면 더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해서 그런게 아닌가 했어요. 그만큼 어휘력도 더 난이도가 있고 두께도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하는데 독서력이 그만큼 받쳐주지 않으면 읽기 힘들테니까요. 

그래서 영어 리딩 실력 올리는 것처럼 한글 독서에서도 난이도와 글밥을 서서히 늘려주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이런 실력을 올리는 일에는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니 그저 혼자 재미나게 하기는 힘들어요. 그러니 옆에서 어른들이 조금씩 도와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

 

<읽어 주기>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말은 정말 많이 들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에는 목이 아파도 열심히 책을 읽어주죠. 그러다가 아이가 슬슬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제 그만 읽어줘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그런데 아이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더라도 계속 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럼 대체 언제까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야 하는 걸까요?

아이가 읽어달라고 할 때까지 읽어주면 됩니다

예전에 독서교육에 대한 책을 읽고 정리해서 올려봤었는데요. ([교육서적]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이 책에 정말 아이들 독서교육하면서 궁금했던 내용에 대해 정말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강추합니다! 어쨌든 언제까지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나와있었는데요. 아이들이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한다고 해도 읽어서 이해하는 능력과 들어서 이해하는 능력은 아직 차이가 난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거죠.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서 잘 읽게 되면 나중에는 들어서 이해하는 것보다 읽어서 이해하는 게 더 빨라지는 시기가 오는데 그 때가 되면 읽어준다고 해도 아이가 그냥 직접 읽겠다고 한다는군요. 그리고 그 시기는 대략 중학생 정도라고 해요.

.....둘째가 이제 학교 입학하는 저는 향후 약 십 년간 맘 비우고 그냥 열심히 읽어줘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힘들어진다면 그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 십년이나 더 읽어야 하니 더더욱 그 시간이 아이만 즐겁고 엄마가 희생하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귀신같이 알고 느껴요. 그러니 책 읽는 시간을 엄마도 행복해한다면 아이도 분명 행복해지면서 함께 책읽는 시간과 함께 책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믿어요 ^^

그래서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있는 저희 집에서는 잠들기 전 30분 정도 책 읽어주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요. 각자 한권씩 골라서 읽어주는데 저도 함께 읽을 책을 골라요. 같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요. 또 저도 지쳐서 힘들어하면 안되니 힘든 날은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긴 책이라면 조금씩 끊어서 읽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끊어서 읽다보니 이게 아이들 독서력 향상에 매우 도움이 되더라구요! 마치 중요한 장면에서 '다음 이 시간에~' 하고 끊긴 주말드라마 같은 효과랄까요? 뒷부분이 궁금해서 간혹 다음날 아이들이 혼자 그 책을 꺼내서 읽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 태평하게 빈 낚시 드리운 강태공의 심정으로 낚이면 좋고~ 아님 말고~ 하면서 잘 끊어주시면 되겠습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읽어주면 아이들은 들으며 내용을 이해하게 되니 아직은 읽어서 이해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내용도 파악할 수 있게 돼요. 그래서 바로 이 읽어주기 시간을 보다 높은 난이도의 책을 시작하게 해주는 발판으로 삼아도 좋은 것 같습니다. 편독이 있는 경우에도 활용하기 좋아요! 아이가 잘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은 잘 몰라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요. 읽기는 힘들지만 읽어주면 들을만 한 거죠. 거기다 잘 모르면 물어볼 수도 있으니 읽어주면 보다 수월하게 듣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듣다 보면 관련 지식도 생기니 비슷한 분야의 책을 나중에는 재밌다고 스스로 꺼내서 읽게 되더라구요 ^^

 

 

<함께 읽기>

읽어주는 건 아이가 좀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행복한 시간을 통해 책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각인시켜주는데요. 아무래도 독서력을 높이려면 직접적으로 아이가 힘들여서 읽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때 혼자 읽는 것보다는 함께 읽는게 아무래도 더 편해요. 이렇게 함께 읽는 시간은 독서력을 높일 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정말 함께 읽는 게 즐거운 시간이 되면 다함께 행복한 휴식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 시간을 공생관계라고 불러요 ^^

공생관계는 흰동가리와 말미잘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죠. 저희는 할 일을 다 끝내놓고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가져와서 소파에서 함께 책을 보는데요. 아이들이 제 다리를 베개 삼아 베고 누워있으면 따끈하고 귀여운 이불을 덮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서로에게 베개와 이불이 되어준다고 공생관계라고 불러요 ㅎㅎㅎ

첫째 아이도 어렸을 때에는 책을 읽고 싶어도 제 책은 볼 수가 없었어요 ㅠㅠ 책을 읽어준다고 해도 늘 그림책이었죠. 그러다 아이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고는 저도 드디어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죠! 함께 책읽는 이 시간을 공생관계라고 이름붙여 놓으니 아이도 즐거워하며 자기 책을 읽고 저도 행복하게 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문득 책에 빠져 있다가 아이가 집중이 흐트러지면서 저를 흘끔 쳐다보는게 느껴집니다;;;; 아아.. 안돼... 얼마만에 제 책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데 벌써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그래서 읽던 장 마무리 할 때까지만 봐야지 하고 모른 척 하고 책에 집중하는 척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잠시 저를 보더니 다시 자기 책 속으로 들어가더라구요? ㅋㅋㅋㅋ 기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다시 책을 열심히 보다가 예정대로 읽던 장 마무리된 이후에는 아이 힘들지 않도록 이제 그만 보자~ 하고 공생관계의 시간을 마무리 했습니다

여기에서 아이의 집중력을 한 단계 높여주는 일이 벌어졌던 것 같아요. 아직 집중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한 번 집중해서 보고 나왔는데 사랑하는 엄마는 아직 집중해서 책을 보고 있는 거죠. 그럼 잠시 쉬었다가 옆 사람도 보니 나도 다시 더 볼까 싶은 마음에 한 번 더 집중해서 보게 되어서 점차 그 시간이 늘어가더라구요. 마치 수업 시간에 단체로 졸다가 깨서 옆에 보고 옆사람도 자니 나도 더 자자 라는 심리 같달까요? 아닌가요? ㅋㅋㅋㅋ

결과적으로 아이가 조금 더 참고 읽게 해주는 셈이 되는데 그걸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게 되니 교육적인 효과도 더 큰 것 같아요. 덤으로 저도 제가 보고 싶은 책을 맘껏 볼 수 있게 되니 좋구요 ^^ 다만 아이 집중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게 아니고 슬슬 집중력 훈련을 해주는 것이니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뭐 좀 할만 해보이면 약간 더 읽다가 끊어도 되구요 ㅎㅎ

이렇게 함께 읽으면 읽다가 재미난 부분이 나오거나 막 떠오른 생각이 있으면 중간에 갑자기 이야기 하기도 해요ㅎㅎ 그럼 다같이 책 밖으로 나와서 '오오 그런게 있었구나!'하고 재밌게 이야기 듣기도 하고 잠시 이야기 하기도 하다가 끝나면 다시 각자 자기 책 속으로 들어갑니다. 들락날락 거리며 함께 책읽기 진짜 재밌어요! ㅎㅎㅎ 따로 모든 책마다 독서감상문을 적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해보며 독후활동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뭐 좀 지나면 슬슬 제대로 독후활동도 해봐야겠지만 아직은 이렇게 이야기하며 함께 생각해보는 정도로 해보려고 합니다 ^^

요즘은 세상이 참 바빠져서요. 저도 아이들도 다들 할일이 많아요. 하루 일과 중 꼭 해야할 일은 다 끝내놓고 자기 전 오롯이 함께 책읽는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공생관계 시간입니다 ^^

 

 

 

ps1. 함께 읽은 20년된 책

제가 해리포터 매니아라서 집에 책이 다 있는데요. 요즘 첫째가 해리포터 시리즈에 빠져서 읽고 있는 중인데 덕분에 저도 새롭게 빠져서 다함께 읽고 있습니다

마침 아즈카반의 죄수를 읽다가 문득 이게 언제 나온 책인가 살펴보니 1999년이네요? 올해가 딱 20주년 되는 해였어요! 벌써 20년이나 되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

 

 

ps2. 월척 낚을 때 곁다리로 잘못 낚인 치어;;;

음... 첫째가 이번에 해리포터를 읽었던 건 재미난 내용으로 글밥을 쭉~~ 늘려주기 위한 낚시질이기도 했는데요. 아니 곁다리로 너무 어린 치어가 하나 팔딱 팔딱 낚였습니다;;; 인간적으로 얘 너무 잘 낚여요 ㅋㅋㅋ

처음 저 책을 잡았을 때에는 설마 끝까지 읽겠나 싶어서 그냥 뒀는데 얼마전 정말로 저 한 권을 다 읽어버리더라구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더니 신이 나서 자기는 이 시리즈 누나처럼 다 읽어버리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직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둘째에게 이 책은 너무 과해 보입니다 ㅠㅠ 두께도 두껍지만 내용도 아직 어린 둘째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워요. 누나가 한권 끝내면 영화를 같이 봐서 아무래도 영화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줄거리 파악 정도 하면서 읽는 것 같아요; 그치만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것보다 나이에 맞는 챕터북을 읽는 게 훨씬 더 좋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재밌다고 더 읽는다고 하니 이걸 어쩌나 싶었죠

다행히 차분히 아이와 다시 이야기해보니 아마도 누나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칭찬받으니 자기도 칭찬받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은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해주고는 아직은 어리니 지금은 좀 더 재미있는 챕터북들 읽고 남아있는 해리포터 책은 좀 더 커서 읽는게 어떤지 물어보니 그러겠다고 하네요 ㅎㅎ 만일 정말 재밌었다면 나올 수 없는 반응이어서 힘든데 꾹 참고 읽은거구나 싶었어요 ^^;

뭐 나이에 맞는 재미난 책 읽다보면 언젠가 해리포터가 진짜 재밌어질 날도 오겠지요~ ㅎㅎ 원래 너무 어린 고기가 잡히면 놓아줬다가 잘 키워서 다시 잡아야 하는 법입니다~ ㅋㅋㅋ 그럼 다음에 또 재미난 이야기 가지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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